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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유통공룡의 굴욕…편의점의 역전 비결 ‘셋’

‘다윗’의 기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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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0.02.20 15:09:45

편의점이 대형마트 매출을 앞지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 이슈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소비자와 호흡을 맞춰온 점이다. 사진은 GS25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을 계기로 출시한 ‘기생충 짜파구리’ 기획 상품(아래)과 배우 조여정이 영화 속에서 짜파구리를 먹는 모습(위). ('기생충' 스틸컷, GS25 제공)

소비침체와 온라인몰의 성장으로 대형마트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마침내 편의점업계 매출규모가 대형마트를 앞질렀다. 편의점들은 1인가구 증가 등 소비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다윗(편의점)’이 ‘골리앗(대형마트)’을 이긴 비결은 뭘까. (CNB=도기천 기자)

대형마트·이커머스 경쟁 속에
작은 체구 장점 살려 ‘기동전’
1인 가구 증가로 앞날도 밝아


지난해 편의점회사들은 대형마트보다 돈을 더 잘 벌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편의점인 GS25와 씨유(CU))는 지난해 사상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해 동안 GS25는 2565억원, CU는 1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 역시 모두 전년보다 상승한 3%대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4% 급감한 1507억원을 기록해, GS25와 CU 모두에 뒤졌다.

2018년만해도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4628억원으로 GS25 1922억원, CU는 1895억원에 비해 비교 불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이마트 실적이 급감하며 전세가 역전됐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2월 결산 법인이라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역시 고전하고 있고, 3위인 롯데마트는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점포수를 줄이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식품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GS25가 신세계푸드와 함께 개발한 ‘올반 한잔할래 동파육’. (신세계푸드 제공)
 

비결1  식품업계와 ‘윈윈’

이런 결과를 가져온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소비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식음료업계와 협업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기존상품을 편의점에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콜라보 제품을 내놓은 것.

실례로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최근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안주류 가정간편식(HMR)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둘이서 공동개발한 첫 작품은 ‘올반 한잔할래 동파육’이다. 돼지고기 베이스의 술안주로 1~2인 가구를 겨냥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LG생활건강 자회사인 해태htb아 손잡고 1981년 출시 이후 마니아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포도봉봉’ 음료를 아이스크림으로 재탄생 시킨 ‘포도봉봉바’를 선보였다.

이마트24는 크라운제과와 협업해 인기 캐러멜 제품인 ‘마이쮸’를 아이스크림으로 각색한 ‘마이쮸바’를 출시했으며, CU는 풀무원과 함께 편의점 전용제품인 ‘생가득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선보였다. CU는 마라탕 열풍에 편승해 삼양식품과 함께 ‘마라탕면’, ‘마라볶음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콜라보 제품들은 편의점과 식음료회사 모두에게 매출 효자가 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기준 편의점 식품 매출은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3.5% 증가했다. 편의점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53.5%에서 55%로 높아졌다.

대형마트들도 제조사와 손잡고 여러종류의 PB(자체상품) 제품들을 내놓으며 ‘가성비’로 승부를 걸었지만 편의점만 못했다. 처음에는 ‘혜자스럽다’고 호평받던 PB제품 인기가 얼마뒤 시들해지는 경우가 잦았다. 편의점이 시장 환경을 미리 예측하고 움직였다면 대형마트들은 이보다 한 박자 늦은 느낌이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주요제품에 태극 문양을 부착했다. (이마트24 제공)

 

비결2  기동전·게릴라전의 강자

두번째는 가벼운 몸집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보다 규모가 훨씬 작아 기동전, 게릴라전에 유리하다.

가령 코로나19 사태로 졸업·입학식이 취소·축소돼 꽃 등 화훼류 소비가 급감하자 농식품부, 농협 등과 협의해 전국 편의점에 미니꽃다발(캐주얼플라워)과 소형 공기정화 식물을 공급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키자, GS25는 곧바로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를 출시했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채끝살·짜파게티·너구리 등으로 구성한 짜파구리 기획 상품을 한정 판매했는데 매일 개시 1~2분 만에 그날 물량이 동이 났다.

리스크에도 발빠르게 대응했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반일(反日) 열풍이 불었을 때 편의점들은 ‘4캔에 1만원’으로 판매하던 맥주 할인 행사에서 재빨리 일본맥주를 뺐고, 이후 아예 매대에서 치웠다.

 

편의점업계는 온라인몰을 경쟁상대가 아닌 사업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24의 상품을 배달 업체 ‘바로고’ 배달원이 배송을 위해 전달받는 모습. 상품의 주문은 배달 앱 ‘요기요’에서 이뤄진다. 이마트24-요기요-바로고의 상호 협업 체계다. (사진=이마트24)
 

비결3  트렌드 선점→소비자와 호흡

개념쇼핑을 뜻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도 편의점 몫이었다. 작년 초에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애국 마케팅’을 펼쳤다.

GS25는 독립을 위해 희생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 51명의 스티커를 만들어 도시락 전 상품 20여종에 부착했고, CU는 매장 내 게시판에 국가보훈처가 선정한 ‘이달의 독립운동가’ 포스터를 매달 게시했다. 이마트24는 인기상품들에 태극 문양을 부착하는 ‘유관순 열사의 열정과 용기를 응원합니다’ 캠페인을 벌였다.

이처럼 편의점은 진화하는 소비환경에 ‘빛의 속도’로 반응하면서 이커머스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몰과의 정면승부에 나섰는데 지금까지는 사실상 판정패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롯데마트는 ‘극한가격’ 등 초저가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대형매장이 필요 없고 인건비 면에서 앞서는 이커머스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배송에 있어서도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서 당일배송, 새벽배송을 실시했지만 결국 실적악화의 원인이 됐다.

 

1인가구 증가와 전염병 우려 등으로 대형마트 보다 이커머스와 편의점을 선호하는 소비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텅빈 대형마트 주차장. (사진=연합뉴스)
 

앞날은?  ‘진화’는 각자의 몫

편의점의 호조세는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9.3%인 585만 가구에 달한다. 2045년에는 1인 가구가 809만8000가구(36.3%)까지 증가해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의 ‘풍선 효과’도 누리고 있다. 신종코로나 감염증(우한 폐렴)이 창궐하면서 인파가 몰리는 대형마트를 꺼리고 편의점과 온라인몰에서 간편식을 찾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 실제 편의점 매출은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대형마트는 이커머스를 경쟁상대로 보지만, 편의점은 협력파트너로 여긴다”며 “전국 편의점을 온라인몰 배달거점으로 제공하고, 식음료업계와 협업하면서 윈윈하는 식이다. 여기에다 신종코로나 같은 전염병을 접하면서 소비자들이 갈수록 가정식, 간편식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시장의 열세는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달라진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란 얘기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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