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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새해…그에게 ‘혁신’이란

은행장부터 12년史…남은 임기 방점은 ‘가치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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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0.02.06 16:03:23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가장 큰 무기는 ‘소통’이다. 김 회장이 작년 12월 2일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 출범 14주년 기념식에서 ‘CEO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사상최대 실적행진의 주인공,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 위기극복의 달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따라 다니는 말들이다. 2008년 하나은행장에, 2012년 하나금융 수장 자리에 오른 그는 지난 12년간 하나금융·하나은행의 체질을 제대로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비은행 부문의 강화 등 풀어야할 난제도 산적해있다. 남은 임기 동안 그는 어떤 그림을 그릴까. (CNB=도기천 기자)

끝없는 도전…거대 금융그룹 일궈
전세계 금융을 모바일 하나로 묶어

3년연속 사상 최대 '2조원대' 순익 
고객·기업 동반성장…가치경영 꿈꿔


1952년생인 김정태 회장은 1981년 서울은행에 입사해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 출범 때 합류한 잔뼈 굵은 ‘하나맨’이다. 서른살 때부터 40여년간 은행권에 몸담아왔고, 하나금융과 인연을 맺은지 29년째다. 하나은행 송파지점장, 중소기업부 부장, 지방지역본부 본부장,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은행장을 거쳐 2012년부터 하나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이룬 성과는 상당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하나은행장에 오른 그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당시 은행권의 높은 연체율을 1% 밑으로 낮췄다. 2015년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이뤄 당시 자산 기준 국내 1위인 KEB하나은행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원 투자은행(One IB)’ 정책 하에 계열사 협업을 강화하며 영업자산을 늘이고 순이자마진을 개선해 나갔으며, 특히 글로벌 부문과 디지털 금융에서 두각을 드러내 사상최고 실적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4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2조4084억원을 기록했다. 2005년 지주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은 2017년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2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여기에는 ‘영업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빠른 현장감각과 실천력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 본부장 시절부터 수천명에 이르는 직원들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고 애경사를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각종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외환은행과의 통합 당시 노조 간부들과 밤샘 토론을 벌인 일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외환은행 노조 간부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왜 통합이 필요한지를 설득해 합의에 이르렀다. 이같은 스킨십 경영 덕분에 스스로를 ‘김정태맨’이라고 칭하는 직원들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 등 굵직한 고비 때는 특유의 정공법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사실 그대로 공개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책임지는 식이다.

이런 모습은 그의 평소 소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루 세 차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한다는 ‘일일삼성(一日三省)’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데, 주로 매일 행하는 새벽 명상 때 중요한 판단과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전해진다.

 

지난달 4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에서 김정태 구단주(하나금융그룹 회장)가 구단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비은행 강화’ 눈앞 숙제

김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이후에는 더이상 연임이 불가능하다. 70세가 되면 물러나도록 규정한 ‘70세 룰’ 때문이다.

이때까지 그는 비은행 부분 강화와 디지털 혁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사들에 비해 은행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의 비은행계열사 순이익 비중이 각각 34%, 30%인데 비해, 하나금융지주는 17% 수준이다. 이에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인수합병, 투자은행 진출 등이 거론된다.

우선 더케이손해보험 인수가 화두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더케이손보 지분 70%를 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다. 자산규모는 크지 않으나 가입자 상당수가 교직원이라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직원공제회를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의 활용가치가 높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앞서 작년 5월에는 롯데카드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나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하게 되면 단숨에 카드업계 3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도 밀려 실패했다.
 

하나금융투자를 초대형투자은행(investment bank, IB)으로 키우는 일도 급한 과제다. 초대형투자은행 인가를 받게 되면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인수합병(M&A), 각종 금융프로젝트 설계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투자에 2018년 1조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그 결과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3조4300억원으로 높아져 초대형투자은행 설립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중 유상증자 방식으로 하나금융투자에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CNB에 “상반기 중에 유상증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유상증자가 성사되는 대로 초대형투자은행 인가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비은행 계열사 강화는 다른 금융지주와의 경쟁에 있어서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권 판도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1,2위를 다투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들의 뒤를 하나금융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하나은행의 실적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하나금융의 다른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따라서 비은행 계열사가 성장하게 되면 전체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

 

‘디지털 혁신’은 김정태 회장이 은행장 시절부터 줄곧 추진해온 전략 과제다. 김 회장(오른쪽)과 우동량 타이신금융그룹 회장이 작년 4월 대만 타이신 금융그룹 사옥에서 하나금융의 글로벌 결제시스템 앱을 이용해 ‘하나머니’로 직접 결제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전 직원을 ‘디지털 전문가’로

디지털 혁신은 김 회장이 은행장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온 전략 과제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금융 혁신을 선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국가 혁신성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략의 중심축은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다. GLN은 국경을 초월해 전세계 금융기관과 기업, 개인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모바일로 자유롭게 송금, 결제, 자동화기기(ATM) 인출 등이 가능토록 한 ‘꿈의 플랫폼’이다.

작년 4월 대만을 시작으로 태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14개국에서 서비스를 가동 중이며, 올해 안에 아시아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구촌 누구나 하나금융의 시스템을 활용해 금융거래를 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2015년부터 GLN을 준비해왔다. 특히 GLN 서비스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해외영업망 구축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글로벌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하나금융의 해외영업망은 김 회장이 지주회장에 취임하기 직전인 8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작년 9월말 기준 24개국 199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제3인터넷은행’ 참여도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토스뱅크(가칭 한국토스은행주식회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허가했는데, 여기에 KEB하나은행이 주요주주로 참여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둘 뿐인데 토스가 도전장을 낸 것이다.

토스(Toss)는 하나은행을 비롯, SH수협은행, 씨티은행, KB국민·삼성·우리·현대카드, 저축은행 등 30여개 금융사와 연계해 입출금, 예·적금, 대출, 신용등급 조회, 저축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작년 7월 토스의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GLN에 토스를 참여시켰다. 토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 금융 영토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에 대한 교육과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은 2000여명 수준인 정보통신(IT) 인력을 35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 하에 신규인력을 영입하고 있으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5월 문을 연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 등 그룹 모든 계열사와 관계사, 전세계 글로벌 네트워크의 임직원을 위한 교육시설이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과 고객이 함께 성장하자는 ‘가치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김 회장이 하나금융 명동사옥에서 열린 ‘모두하나데이’ 행사에서 다문화 가정, 새터민 등 참석자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고 있다. ‘모두하나데이 캠페인’은 하나금융그룹 전 임직원이 행복한 나눔을 2개월간 집중적으로 실천하는 사회공헌 축제 기간으로 2011년부터 매년 11월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혁신성장의 마중물 되고자

한편으로는 실추된 고객신뢰를 끌어올리는 것도 김 회장 앞에 놓인 숙제다.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로 은행권의 펀드 상품 판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이에 김 회장은 ‘가치 경영’을 전면에 내걸고 신뢰 회복에 애쓰고 있다. 최근 신년사에서 “이제는 주주의 이익뿐 아니라 손님, 직원 나아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해관계를 충족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회장은 ‘고객·사회와 더불어 성장’에 가치경영의 방점을 찍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따듯한 디지털금융’이 됨과 더불어,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CNB에 “김 회장은 누굴 만나더라도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재주를 가졌다. 이 같은 밑바닥에서부터 소통하는 리더십이 오늘날 하나금융을 성장시킨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그의 마지막 1년은 그동안 펼쳐온 사업을 마무리하거나 물려주는 토대를 마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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