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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한국증시 ‘고난의 여름’…가을엔 나아질까

일본 후폭풍 맞은 ‘서머랠리’…증권사들 ‘예측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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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9.08.06 10:32:09

코스피가 3년여만에 장중 1900선을 내준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코스피가 장중 1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6년 6월 24일 이후 3년1개월여만이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 악화에다 일본의 경제보복 영향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탈진 상태다. 에어컨, 빙과류, 여행업종 등 여름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조차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서머랠리’가 무색해진 자리에 투자자들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가을이 오면 좀 나아질까. (CNB=도기천 기자)

‘검은 월요일’ 3년만에 사이드카 발동
개미무덤 된 여름수혜주, 깜깜이 전망
“심리적 요인 과다하게 작용” 분석도


‘서머랠리(summer rally)’는 큰 손 투자자들이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에 미리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여행·냉방·빙과·영화 관련주들이 매수 대상이다. 해외여행 예매율이 높아지면서 일시적으로 여행주가 상승하고, 에어컨 사전예약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일부 가전사들이 수혜를 입기도 한다. 또 무더위를 잊기 위해 극장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영화제작·배급사들의 주가가 출렁이는 경우도 흔치않게 볼 수 있다. 실제 최근 10년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6월 -0.6%에서 7월 2.6%로 높아졌다.

올해도 초여름에는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었다. 여름철 폭염에 따른 매출 상승 기대감에 위닉스 주가가 연초에 비해 5월에 50%이상 급등했고, 4월까지 6만원대였던 빙그레는 5월 들어 7만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시 증권가는 바닥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서 올해 6월까지 12개월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4배로 역사적 하단이 0.77배였던 것을 고려하면 거의 바닥에 도달했다는 것. 이에 삼성증권은 7~8월 서머랠리를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다.

 

지난 1일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일본 대마도행 발권 창구가 텅 비어 있다. 통상 여름철 강세를 보였던 여행업계 주가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증시 3년전으로 후퇴

하지만 이런 기대는 한일 갈등으로 물거품이 됐다. 일본이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통상 보복 조치를 발표한 지난달 1일 이후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한국을 수출우대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코스피는 지난 2일 2000선이 무너졌고, 5일에는 1946선까지 후퇴했다. 이는 2016년 7월6일(종가기준 1953.12) 이후 3년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텔레콤, 신한지주, 셀트리온, LG화학,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권도 대부분 지난달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더 암울하다. 5일에는 코스닥지수가 장중 6%대까지 급락해 사이드카가 발동되기까지 했다. 사이드카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지수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2016년 6월 24일 이후 약 3년 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코스닥은 갈수록 낙폭을 키워 전날보다 무려 7.46% 폭락한 569.79에 마감했다. 600선이 붕괴된 것은 2017년 3월 10일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여름 수혜주들도 예외가 없었다.

여행업종의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6월말 5만200원에서 4만1250원(5일 종가기준)으로 17.8% 하락했다. 이 기간 모두투어도 1만9700원에서 1만5350원으로 22% 내렸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한 시민들의 일본 여행 기피 심리가 확산된 여파가 컸다.

냉방 가전 관련 종목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지금까지 위니아딤채, 위닉스, 신일산업, 오텍 등의 주가가 두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전통적인 여름 수혜주인 빙과류 생산 업체들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롯데제과의 주가는 6월말 17만2500원에서 14만9000원(5일 종가기준)으로 13.6% 하락했고 해태제과식품과 빙그레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여름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잇따라 개봉해 극장가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영화주 역시 대세를 피할 수는 없었다. CJ CGV,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이 현재까지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일본군을 상대로 독립군이 승리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봉오동 전투’의 개봉을 앞둔 쇼박스만 주가가 올랐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별 상관이 없는 냉방 전문 업체들의 주가도 하락세다. 이 종목들은 전통적인 여름수혜주로 꼽힌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에어컨 매장. (사진=연합뉴스)
 

일시적 현상 vs 예측 불허

이런 분위기다보니 증권가에서는 ‘서머랠리’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며칠이 멀다하고 대형악재가 터지자 아예 당분간 증시전망을 내놓지 않겠다는 증권사마저 등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NB에 “워낙 증시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돌발변수가 많아 일단 예측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사들이 지난 2일 낸 주간 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NH투자증권 1980∼2070, 하나금융투자 1980∼2030, 케이프투자증권 1980∼2030 등이었는데, 한주가 시작된 5일 이미 코스피는 아래쪽 경계선을 벗어났다.

하지만 일시적인 심리적 요인이 과다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도발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감 등이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정부의 수출규제가 수출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아닌 만큼 현재 주가 하락이 과도한 측면이 있으며 점차 증시가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하겠다”고 말한 만큼 우리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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