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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이번엔 편의점? ‘롯데 신동빈 vs 신세계 정용진’ 유통전쟁史

미니스톱 인수전의 숨은 배경은 ‘해묵은 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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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8.11.28 08:55:09

유통시장에서 오랜 세월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쳐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번에는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를 두고 맞붙었다. 표면적으로는 코리아세븐(롯데)과 이마트(신세계)가 인수 경쟁에 나섰는데, 업계에서는 사실상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의 대리전으로 성격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걸게 된 배경은 뭘까. (CNB=도기천 기자)

 

유통업계 ‘빅2’를 형성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최근 모습. 유통가에서는 미니스톱 인수전을 두 사람의 자존심 대결로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천터미널 소송서 시작된 6년 전쟁
이번에는 편의점 시장에서 정면충돌
당장의 실리보다 자존심 문제가 우선


편의점은 향후 온라인몰의 물류거점이 된다는 점에서 ‘유통 빅2’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 통합 플랫폼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와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O4O전략(On-line for Off-line)을 앞세운 롯데 입장에서는 전국에 수만개의 점포를 둔 편의점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교두보다.

글로벌 1위 유통기업인 아마존의 경우, 미국에서 5가구 중 3가구를 프라임 고객으로 두고 어디든 2일 이내 무료배송, 무료반품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미국 전역에 마련된 수천개의 물류센터(창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편의점을 온라인에서 주문한 물건의 배송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이 쇠퇴하고 있는 점도 상대적으로 편의점 사업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매출이 역신장 단계까지 접어들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빅3 또한 최근 몇 년간 매출증가율이 1~3%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07~2016년 유통기업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업계(통계청 기업활동조사에 참여한 유통기업 1380곳)의 매출 증가율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연평균 12.1%에서 2012~2016년 연평균 1.8%로 7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유통시장 총 매출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39.6%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43.1%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성장이 멈춰 선 백화점·대형마트는 신규 출점을 포기하고 일부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몰은 해마다 꾸준히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계속되는 편의점 수익성 악화, 근접출점 제한 등으로 인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왼쪽 위부터) 롯데의 세븐일레븐, 신세계의 이마트24, 미니스톱. (사진=CNB포토뱅크, 연합뉴스)

편의점시장, 제2의 영토전쟁

이번 미니스톱 인수전은 이런 배경에서 양측 모두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영토전쟁’ 성격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는 최근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에 입찰제안서를 냈으며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매각 범위는 일본 이온그룹 등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로, 매각가는 3천억~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누가 더 높은 가격을 써내느냐에 따라 새주인이 결정되는 만큼 매각가격이 기업가치보다 높은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모두 그룹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나섰다.

코리아세븐은 작년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700억원 정도에 불과해 롯데그룹의 지원 없이는 인수전을 치르기가 불가능하다.

이마트24 또한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자체적으로는 인수할 여력이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주체로 이마트가 나섰다. 이마트는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175억원이다.

오너들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유통부문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으며, 이달 초 일본출장 때는 한국미니스톱 최대주주인 이온그룹 측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이마트24는 다음달 중 시행될 예정인 편의점 근접 출점 자율규약안에 동참했다. 그동안 자율규약안이 한국편의점산업협회(한편협)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한편협 소속이 아닌 이마트24가 동참한데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스타필드 고양점(왼쪽)과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도기천 기자, CNB포토뱅크)

실익 크지 않는데 “왜”

롯데와 신세계의 이런 행보를 두고 오랜 자존심 싸움이 이번 인수전에서 가시화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측 모두 표면적으로는 온라인몰의 물류거점을 선점하자는 명분이지만, 당장의 수익성이 크지 않음에도 인수의지가 의외로 강하다는 점에서다.

편의점사업은 가맹점주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내는 분야라 가맹점이 늘어야 수익이 늘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내년에 근접 출점 제한제도가 시행되면 신규 가맹점의 증가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각사의 편의점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인데, 일정한 거리 안에 출점이 제한되면 새로 문을 열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

현재 편의점 업계의 순위는 점포수 기준으로 BGF리테일의 CU가 1만3109개로 1위, GS리테일의 GS25가 1만3018개로 2위다. 이어 코리아세븐(롯데)의 세븐일레븐 9548개, 신세계의 이마트24 3564개, 미니스톱이 2533개 순이다. 신규출점이 멈춘 상태에서 지금 순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꼴찌인 미니스톱을 누가 인수하든지간에 순위가 크게 달라질게 없다. 더구나 이마트24는 지난 3분기에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롯데와 신세계 모두 그룹 차원에서 인수전에 적극 나선 데는 해묵은 감정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

 

올해까지만 영업하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내년부터는 롯데백화점이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이곳의 영업권을 두고 양사는 5년간 소송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앙숙 된 원인은 ‘인천대전’

이는 지난 수년간 양측이 다툼을 벌인 펼친 숱한 사례에 기인한다. 유통가에서는 서로 골이 깊어진 시작점을 2012년 인천터미널 부지 소송전으로 보고 있다.

인천종합터미널은 신세계백화점이 1997년부터 인천시와 20년 장기임대계약을 맺고 영업해오던 곳이다. 그러나 2012년 9월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터미널 부지와 건물 일체를 9천억원에 매입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롯데가 건물주가 됨에 따라 신세계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면 알짜배기 점포를 롯데에 고스란히 내줘야 할 판이 됐다. 이에 신세계는 “인천시가 롯데에 특혜를 줬다”며 인천시와 롯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까지 재판이 이어졌지만 결국 패소해 점포를 비워주게 됐다. 롯데는 현재 터미널 부지 등에 총13만5500㎡ 규모의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아파트 단지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인 ‘롯데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이후 양측은 곳곳에서 충돌했다.

2015년 금호산업(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인수전 때는 롯데의 참여 가능성을 의식해 신세계가 인수의향서(LOI)를 써냈다가 뒤늦게 롯데가 불참한 사실을 알고 하루 만에 의향서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작년에는 롯데아울렛이 이케아 고양점과 손잡고 신세계의 대형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과 불과 3㎞ 떨어진 곳에 문을 열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케아도 쉬어야 한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정부의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규제 방침에 가구전문점(이케아)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지만, 실제로는 이케아와 한배를 타고 있는 롯데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에는 면세점 시장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가 독점해온 강남 면세점시장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지난 7월 새로 문을 열면서 ‘강남 대전’이 펼쳐지고 있으며, 기존 롯데·신라 양강 체제였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도 최근 신세계가 합류하면서 3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롯데와 신세계의 앙금은 어제오늘 형성된 게 아니다. 단순한 경쟁 관계라면 CJ, 애경그룹 등 다른 유통사들과도 접전이 벌어져야 하겠지만 유독 양사만 서로 민감한 관계를 가져오고 있다”며 “이는 유통가에 널리 퍼진 얘기”라고 말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도 “미니스톱 인수전은 뒤늦게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어 적자를 내고 있는 신세계(이마트24)가 구겨진 자존심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라 보고 있고, 롯데는 신세계의 추격을 저만치 따돌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점에서 당장의 수익 보다는 양측의 자존심이 달린 사안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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