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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증권가 결산] ‘박근혜표 정책’ 나올 때마다 주가 하락 “왜”

거래소 선정 10대뉴스 ‘그녀 악재’로 얼룩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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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6.12.20 10:10:12

▲올해 증권가의 굵직한 이슈 대부분이 박근혜 정부의 실책과 연관돼 있다. 정권이 시장을 지배하려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을 2016년 증시는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사진은 재계 총수들(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라인 및 현대차 울산 선적부두. (사진=CNB포토뱅크)

한국거래소가 지난 18일 선정한 올해 증권가 10대 뉴스 중 절반 가량이 박근혜 정부의 ‘빗나간 정책’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배치 결정, 개성공단 폐쇄 등이 증시에 대형 악재로 작용했으며, 최근에는 박 대통령과 연관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불확실성을 키웠다. 특이한 점은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 통과된 이후 주식시장은 오히려 안정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증권시장이 말하는 의미는 뭘까. (CNB=도기천 기자)
       
올해 증시하락 최대 원인은 朴대통령? 

증시 10대 뉴스는 거래소 출입기자단과 임원을 설문한 결과를 토대로 무순위로 선정됐다. 올해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해에 비해 ‘박근혜 리스크’가 컸다는 점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사드 배치 결정, 최순실 게이트 & 대통령 탄핵 사태, 주식 거래시간 30분 연장 등 현 정부와 직접 연관된 5가지 이슈가 10대 뉴스에 포함됐다. 모두 시장에서 외면 받았거나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지난 15일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 앞에서 개성공단 폐쇄결정 과정에 최순실씨의 개입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신년벽두, 개성공단 철수 

이를 시간대별로 구성해보면, 우선 올해 초 진행된 개성공단 철수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초강수였다. 북한이 1~2월에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자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카드로 맞섰다. 남북 간 충돌 우려가 고조되면서 코스피지수는 1800선으로 후퇴했다. 2월 12일 코스피지수는 1835, 시총은 1160조원을 기록하며 각각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당시 개성공단에는 124개 기업이 입주해 있었다. 교역초기인 2005년 생산액이 1491만달러(약18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억5000만 달러(약65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협력업체도 5000여 곳에 이른다. 이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최소 10만여명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출시당시 은행 창구 모습. (사진 =연합뉴스)


꽃필 무렵 ISA 출시

개성공단 사태가 일단락될 즈음인 3월에는 정부가 ‘국민 재테크 통장’으로 불리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출시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ISA는 한 계좌에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하면서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국민의 재산을 불려줄 ‘만능통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5년 의무 가입기간을 채우면 소득 수준에 따라 200∼250만원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ISA 출시 6개월(3월~9월) 동안 240만 계좌가 개설됐다. 

하지만 잔고가 1000만원 넘는 계좌는 전체의 3.8%(9만1000개)에 불과했으며, 대부분(78.8%) 계좌는 10만원 이하의 소액이었다. 1만원짜리 ‘깡통계좌’도 전체의 절반 넘게 차지했다. 수익률도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 침체 탓에 저조했다. 

소액계좌가 대부분인 이유는 은행원들이 실적 경쟁에 내몰려 지인·친척을 대거 가입시켰기 때문이다.   

결국 ISA는 서민들로부터 외면당했고, 소수 자산가의 재테크 통장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증시를 활성화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당초 정부의 예측도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 17일 ‘8차 촛불집회’에서 경북 성주군 등지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옆에서 사드 배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한여름 ‘사드 한파’ 

여름철에는 증권가가 사드 한파를 맞았다. 7월 13일 박근혜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국내 증시를 견인해온 중국 소비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은 것. 

YG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등 엔터주는 줄줄이 52주 신저가로 추락했고, 연중 1만 포인트 선을 유지하던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지수는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최근 7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유통업계는 물론, 생활가전, ICT업계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 1위기업인 롯데는 보유하고 있는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놨는데 이로 인해 중국 내 법인이 세무조사, 소방·위생 점검 등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16년 수출입 특징’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사드 여파 등으로 지난해보다 581조4900억원 줄어 5.6% 감소했다. 사드 문제는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는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거래시간 연장 ‘헛발질’

증시 침체가 장기화 되자 정부는 8월 1일부터 증권·파생상품 시장과 금 시장의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시장 정규장과 금 시장 마감 시간을 오후 3시에서 3시 30분으로 30분 늦췄다. 파생상품시장 마감 시간은 오후 3시 15분에서 3시 45분으로 조정했다. 

거래시간 연장이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효과는 전혀 없었다.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대비 14.5%, 거래량은 16.7% 감소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단풍 행락 멎게 한 ‘崔-朴 게이트’ 

단풍이 물들고 있던 10월에는 매머드급 악재가 터졌다.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이 버리고 간 태블릿 컴퓨터자료를 근거로 최순실이 수십차례에 걸쳐 대통령 연설문을 손봐줬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된 ‘최순실 게이트’는 수백만 명이 참가한 촛불집회,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으로 일파만파 번졌다.   

박 대통령은 특검으로부터 외교·안보 기밀문서 등 180건의 청와대 내부 문건을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고 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10개 그룹 총수들과 독대한 자리에서 최씨가 실소유주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해 줄 것을 요구한 혐의(직권남용, 강요 등)로 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직전인 10월 24일(종가기준) 2047이었던 코스피지수는 1960선까지 추락했다가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난 9일 이후 본격적으로 회복해 현재(19일 종가기준) 2040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탄핵안 가결이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준 이유는 ‘박근혜’라는 불확실성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촛불 정국에서 보여준 성숙된 시민의식이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 측면도 있다.  

▲탄핵안 가결이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진 =연합뉴스)


“다음 정부는 자본시장과 소통하길” 

이처럼 올해 증권가의 굵직한 이슈는 대부분 박 대통령과 연관돼 있다. 연초부터 산타랠리 시즌까지 “VIP로 시작해 VIP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해 이맘때쯤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증시 10대 뉴스는 삼성-엘리엇 분쟁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대부분 ‘박근혜 이슈’와 상관없는 것들이었다.   

올해 10대 뉴스 중 박 대통령과 상관없는 이슈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과 삼성그룹의 구조개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충격 ▲한미약품 주가조작(미공개정보 유출) 가능성 수사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미국 금리 인상 등이다. 

불가피한 환경 변화로 한국증시가 요동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대통령과 정부의 실책·실기로 증시가 여러 번 위기에 내몰렸다는 사실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정권이 시장을 지배하려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을 2016년 증시는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한국재벌사>의 저자 이한구 교수(수원대 경제금융학과)는 CNB에 “정부가 겉으로는 경제살리기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시장과 동떨어진 정책들을 펴 왔다. 시장친화력이 떨어지는 정책, 실리보다 앞선 안보논리 등이 한국 증시를 망친 원인”이라며 “다음 정부는 자본시장과 소통하는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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