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연기자 |
2026.03.24 16:19:17
DGIST(총장 이건우) 에너지공학과 김진수 교수 연구팀이 양초의 주성분인 파라핀을 활용해 배터리 제조 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건식 전극 바인더 기술을 개발했다. 가격은 대폭 낮추고 환경 오염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배터리 산업의 난제로 꼽혀온 건식 전극 공정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습식 전극 공정은 유기 용매를 활용한 슬러리 코팅과 건조 과정이 필수로, 높은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 운영 비용 증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건조 과정에서 소재 이동이 발생해 두꺼운 전극 제조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건식 전극 공정은 입자 상태의 소재를 압착해 전극을 만드는 방식으로, 공정 단순화와 비용 절감,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테슬라는 건식 공정을 적용한 4680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기존 건식 전극은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바인더 사용에 따른 높은 비용과 환경 규제 물질인 PFAS 문제, 낮은 접착력으로 인한 추가 공정 필요성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험용 밀봉 필름인 ‘파라필름(Parafilm® M)’의 주성분이 파라핀과 폴리에틸렌이라는 점에 착안, 이를 새로운 바인더로 적용했다. 파라필름은 약 60℃의 저온에서 활물질을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어 별도의 접착층 없이도 건식 전극 제조가 가능하다.
그 결과 기존 PTFE 대비 바인더 비용을 약 95% 절감하고, 지구온난화지수(GWP)도 기존 대비 1/2200 수준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전극 내부에서 균일한 분포를 형성해 이온 전달 성능이 우수하고, 넓은 전압 범위에서도 화학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NCM811 양극재 기준 1000회 이상의 충·방전 이후에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안정적인 수명 특성을 확보했으며, 3×4cm 규모 파우치셀 제작과 연속 압출 공정을 통해 상용 가능성도 검증했다.
김진수 교수는 “파라필름 기반 바인더는 건식 공정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지속가능한 배터리 제조 기술을 통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과 DGIST 스타트업 펀드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2025년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