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반환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경매 배당순위에서 밀리면 보증금을 바로 돌려받지 못하고 별도의 채권추심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이 소송에서 이기고도 실제 경매 배당에서 기대한 금액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소송에 앞서 경매 배당순위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매 배당은 법정 우선순위에 따라, 진행된다.
경매비용을 먼저 공제한 뒤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 당해세, 근저당권과 확정일자부 임차권, 일반 조세·공과금 순으로 배당된다.
전세금반환소송의 확정판결로 확보한 채권은 원칙적으로 일반채권에 해당해, 선순위 근저당권자나 다른 채권자의 배당이 끝난 뒤 남는 금액이 없으면 해당 경매절차에서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렵다. 이 경우 임차인은 집주인의 다른 재산을 상대로 별도의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이 배당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면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전입신고와 실거주를 통해 대항력을 확보해야 한다.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하는 만큼 잔금 지급일과 전입신고일을 같게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고, 경매 개시 뒤 법원이 정한 배당요구 종기일 전에 배당요구 신청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정일자가 있어도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배당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선순위 근저당권 설정 여부와 채권최고액을 먼저 확인하고, 근저당 채권최고액과 보증금을 합산한 금액이 부동산 감정가의 70~80%를 넘으면 경매 배당만으로 보증금 전액 회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도 변수로 제시했다. 당해세는 임차인의 확정일자보다 우선해 배당되는 만큼 계약 단계에서 국세·지방세 납부 확인서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엄 변호사는 전세금반환소송은 권리 회복을 위한 절차이지만, 실제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려면 소송 전부터 배당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