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논문 인용은 유료, 뉴스 인용은 공짜?"…언론만 비켜가는 저작권 수혜

AI 모델의 무분별한 학습이 초래한 수익 절벽…출처 표기는 ‘생색내기’ 불과

  •  

cnbnews 박상호기자 |  2026.01.28 20:40:59

신문 지면(사진=박상호 기자)

검색과 플랫폼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뉴스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용자가 기사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검색 결과나 AI가 생성한 요약만으로 내용을 파악하는 이른바 제로 클릭 현상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언론사의 트래픽 감소와 수익 구조 약화로 이어지며 출처 표기와 보상 기준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적으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는 학술정보와 달리, 언론정보는 상대적으로 권리와 보상 기준이 느슨하게 적용돼 온 현실이 지적되고 있다.

 

제로 클릭은 검색 엔진이나 AI가 기사 내용을 요약해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이용자가 언론사 홈페이지로 유입되지 않게 만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여러 업계 조사에서는 AI 요약 노출이 늘어날수록 클릭률이 감소하는 지표들이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AI 요약 노출과 클릭률 감소, 숫자가 말하는 변화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검색 결과에 AI 요약이 표시될 경우 이용자가 기존 뉴스 링크를 클릭할 확률은 8% 수준에 그쳤다. AI 요약이 없는 검색 결과에서의 클릭률이 15%였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AI 요약 노출이 실제 이용 행태를 바꾸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로 클릭 비중 자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트래픽 분석 자료를 보면 제로 클릭 검색 비율은 최근 1년 사이 50%대 중반에서 60%대 후반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요 언론사 웹사이트 방문 수는 수억 건 단위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검색 결과에서 요약 정보 소비가 늘어날수록 원문 유입은 줄어드는 구조가 점차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Digital Content Next’의 설문 결과 역시 AI 요약 환경이 언론사의 수익 기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같은 변화는 광고 수익 하락의 문제 일면에서, 뉴스 생산 구조 전반을 압박하는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래픽 감소는 곧 수익 기반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취재 인력과 검증 과정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의 감소로 연결된다. AI 요약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와 별개로, 그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트래픽 감소는 수익 감소, 취재 비용은 ‘저널리즘’에 의존
굶어도 언론인 자존심에 ‘파랑새’ 좇으라는 시그널인가?

 

여기서 주목되는 지점은 학술정보와 언론 정보 사이의 구조적 대비다. 학술 데이터베이스는 철저한 계약과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기관과 연구자는 유료 구독을 통해 접근하며, 인용 범위와 이용 조건 역시 명확하게 통제된다.

 

반면, 언론 기사는 무료 접근이 가능하다는 특성 탓에, 권리와 보상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적용돼 왔다. ‘언론은 공공재’라는 인식이 대규모 학습 데이터 활용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동해 온 셈이다.

 

쟁점은 접근이 유료냐 무료냐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에 가깝다.

학술계는 저작권 위임, 집단 관리, 이용 통계 제공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오랜 기간 권리 보호 체계를 구축해왔다. 반면, 언론은 노출과 유통을 중심으로 산업이 성장하면서, AI 환경에 대응한 권리 정산 기준을 세우는 데는 상대적으로 더딘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현장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연구자가 논문 한 줄을 인용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엄격한 절차를 거치는 동안, AI 모델은 수백만 건의 기사를 명시적 계약 없이 학습하며 저널리즘의 공공성을 근거로 활용한다.

 

일부에서는 언론 정보의 사회적 가치를 이유로 무료 접근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핵심 쟁점은 왜 언론에 대해서는 공정 이용의 잣대가 관행처럼 적용돼 왔느냐는 점이다.

 

출처 링크로는 부족, 로그 기반 보상이 필요하다

 

AI 요약 서비스가 출처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언론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는 링크는 보상 기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 조회수 대신 요약 노출 빈도, 요약에 포함된 문장량, 인용 구간의 길이, 클릭 전환율 등을 함께 반영하는 로그 기반 집계 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요약이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노출됐는지를 투명하게 기록하고, 그 기록이 정산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상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플랫폼과 언론사가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 집단관리기구를 통해 이용 대가를 정액 또는 정률로 배분하는 방식, 요약 노출량이나 인용 길이를 기준으로 건별 정산하는 ‘마이크로페이먼트’ 모델이다. 공통 전제는 집계 기준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다.

 

현장 취재의 ‘신뢰도 기반 정보’...해외선 이미 제도권 안착 추세

 

해외에서는 이미 제도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호주는 플랫폼이 뉴스 내용을 사용할 경우 언론사와 협상하도록 하는 중재 제도를 도입했다. 캐나다 역시 온라인 플랫폼의 뉴스 이용에 대한 대가 지급을 법제화했다.

 

유럽연합에서는 AI 요약 서비스가 언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경쟁법 차원에서 검토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뉴스 이용에 따른 보상을 제도 안에서 다뤄야 한다는 공통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제로 클릭과 AI 요약은 뉴스 유통의 기술적 전환을 이뤄냈지만, 동시에 저널리즘 비즈니스 모델의 전면적인 재설계 필요성을 드러냈다. 이 논쟁은 단순한 저작권 분쟁이나 수익 요구로 축소될 사안이 아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뉴스 생산의 비용과 권리가 어떻게 재정의돼야 하는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에 가깝다.

 

출처 표기는 기본 전제에 불과하다. 그 다음 단계로 투명한 집계와 합리적인 보상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저널리즘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