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CEO열전] “성장·포용 하나로”…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꿈꾸는 ‘금융 실크로드’

  •  

cnbnews 도기천기자 |  2025.11.12 09:29:39

금융 격변 속에도 10년간 ‘포용금융 전환’ 이끌어
축적된 ESG 노하우, ‘이재명표 생산적 금융’ 접목
5년간 100조 금융지원…스타트업·AI 마중물 역할

 

‘현장경영의 달인’으로 알려진 함영주 회장이 지난 3월 소상공인 사업장을 찾아 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실내 환경 개선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5년전 행원으로 입사해 국내 3위 금융지주사의 회장에 오르기까지 샐러리맨 신화를 써내려간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에 발맞춰 100조원 투자를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2015년 하나은행의 수장이 된 뒤, 십여년 간 CEO로서 숱한 풍랑 속에서도 혁신을 주도해온 그이기에 이번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CNB뉴스가 함 회장이 꿈꾸는 ‘성장과 포용’의 금융 실크로드를 따라가 봤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함영주 회장은 1980년 고졸 출신 행원으로 입사해 하나은행 지역본부장, 부행장, 행장을 거쳐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15년 하나은행·외환은행 합병과 동시에 초대 통합은행장에 취임해 하나·외환 전산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통합했으며, 통합노조 출범에 기여하는 등 은행사(史)에 커다란 족적(足跡)을 남겼다. 덕장(德將) 스타일로 성격이 부드럽고 친화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함 회장은 현장 출신답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신의 신념을 실적으로 입증했다. 은행장 시절 매년 순익이 상승 그래프를 그렸고, 202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에는 해마다 역대급 실적을 갱신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 3월 주총에서 81.2%라는 높은 찬성률을 얻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첫해인 올해 성적표도 꽤 양호하다. 하나금융은 올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3조4334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5% 오른 수치로 특히 비이자이익(2조259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하는 등 시장 기대치를 넘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환경에서도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비용 효율화,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올해 순이익 4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함영주 회장은 기존 수익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과감한 사회적 투자를 통해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사진=하나금융)

 


CEO 10년 경력…함영주의 ‘N번째’ 도전



이런 가운데 함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호응해 포용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선언한 것.

현재 정부는 가계·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기업과 모험자본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포용금융’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금융의 책임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 75조, 민간 75조로 구성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서민금융대출 확대, 배드뱅크 지원, 인공지능(AI) 분야 등에 집중 투자한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 중 가장 적극적으로 이런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달 16일 향후 5년간 100조원 규모의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전 금융권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하나금융 경제성장전략 TF’에 따르면, 총 100조원 중 84조원은 국가전략산업 육성과 벤처·중소·중견기업, 지역 발전 등 생산적 투자에 집중된다. AI·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성장산업대출’, ‘산업단지성장드림대출’, 유망기업을 위한 신용보증기금 출연 등 50조원 규모의 특화 금융상품이 신설되며, 글로벌 시장 재편에 따른 수출입 기업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14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이뤄진다.

포용금융 확대에는 16조원이 투입된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5년간 1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매년 1조2500억원 규모의 보증서 대출과 1조1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특판대출을 실시하며,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게는 장기분할상환, 금리감면 등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청년과 서민 등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4조원 규모의 포용금융도 5년간 집행된다.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이 운영 중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간편 신청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중 민간자금 75조원의 약 13%에 달하는 10조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함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하나금융그룹의 진심을 담은 약속”이라며 “기존의 수익 중심 방식을 탈피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흘러들 수 있도록 그룹의 대전환을 만들고, 금융이 필요한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진정성 있는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가계·부동산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과감한 사회적 투자를 통해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전경. (사진=하나금융)

 


사회적 약자·소상공인 지원 꾸준히 늘려



하나금융의 이 같은 혁신은 함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과 닿아있다. 함 회장은 오래전부터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이런 소신이 때마침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과 맞물려 속도를 내게 된 것이다.

실제 함 회장과 하나금융은 오랜 세월에 걸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상당한 결실을 거둬왔다.

하나금융지주가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소상공인 지원부터 미래세대 투자, 저출산 해소까지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신용보증기관 및 정책금융기관에 896억원을 출연하고, 자영업자(400억원)·취약계층(183억원) 지원, 은행권이 공동으로 진행한 상생금융(3459억원) 출연 등 총 6404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을 집행했다. 이는 금융권 중 최대규모다.

주요 사례를 보면, 저탄소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과 1조원 규모 금융지원 협약을 맺어 2000억원 한도 내에서 저탄소 전환 관련 대출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4100곳의 소상공인 점포를 대상으로 100억원을 집행해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AI CCTV 등 디지털 기기를 보급했다. 2018년부터 추진해온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는 지난달 목표를 달성해 총 2800억원대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미혼모 자립 지원, 학대 피해아동 지원, 자립준비청년 생활장학금 사업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 규모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 개최된 ‘2025 오티즘 레이스’에 참여한 하나금융 임직원들. 하나금융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달리기 캠페인 ‘오티즘 레이스’에 6년 연속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금융 패러다임 바꾼다”…그룹 차원 대전환 시작



한편으로는 주주와 고객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에만 1조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실시하며, 8천억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매입한다. 매년 규모를 늘려왔는데 올해가 가장 크다. 함 회장은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내걸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이윤은 기업의 것이 아니라 주주와 사회의 것’이라는 자신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이런 정신은 하나금융이 금융권 최초로 추진하는 ‘소비자보호위원회’에서도 잘 나타난다. 내년 주총을 거쳐 이사회 내 신설될 소비자보호위는 하나금융이 생산·포용 금융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의 소비자보호 분야를 평가·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AI 기술 확산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위험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함 회장은 “그룹 차원의 통합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소비자보호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ESG 경영 노하우를 축적해온 하나금융이기에, 함 회장이 선포한 ‘생산적 금융 100조 투자’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제 40년 넘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함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이재명표 포용금융’을 하나금융그룹의 경쟁력과 연계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 창출하는 것이다. 하나금융의 혁신이 곧 한국 경제에 새로운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시선이 함 회장에게 향해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CNB뉴스에 “그동안 손쉽게 수익을 내왔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