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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열전] ‘영업통’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 ‘ESG·실적’ 두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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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5.09.10 09:31:06

“농협의 경쟁력은 농업인과 동행에서 나온다”
농협그룹서 30년간 잔뼈 굵은 탁월한 영업통
ESG와 연계한 혁신적 보험상품 신선한 충격
“상생이 곧 경쟁력”…실적으로 증명한 장본인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농업인과의 동행이 경쟁력의 기본’임을 강조하고 있다. 박 대표가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충남 지역 농가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NH농협생명)

NH농협생명이 오랜 실적 부진을 딛고 본격적인 반등 궤도에 올라 주목된다. 농협생명은 타사와 달리 협동조합 성격의 보험사다 보니 시장경제에 중심을 둔 성장주의 노선보다 조합원인 농업인과의 상생(相生)을 경쟁력의 중심에 둬 왔다. 따라서 농업경제가 위기에 처한 현 상황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가 취임하면서 실적·상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뉴스가 ‘박병희표 경쟁력’의 비법을 들여다봤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농업·농촌과 일심동행(一心同行)으로 동반 성장해야 한다.”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가 지난 5월 경영전략회의에서 강조한 말이다. 지난달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박 대표는 ‘농업인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경영전략회의는 본사 및 지역조직 임직원, 영업관리자 등이 모두 참여하는 자리다.

이처럼 박 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농가(農家)와의 동행’을 강조하고 있다. 농업인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농업인 실익 제고에 기반한 전략적 자산운용, 소비자 보호 및 내부통제 강화를 경영 지침으로 삼고 있다.

이는 농협생명이 협동조합 보험사로서 태생 자체가 ESG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 경영을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가 지난달 ‘2025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NH농협생명)

하지만 농업인구 감소, 농산물 가격 하락,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농촌경제가 붕괴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이 홀로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건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올해 초 농협생명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박 대표는 실적과 동반성장이라는 양대 축 모두 튼실하게 구축해가고 있다.

박 대표는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꾸준히 실적을 올려 온 ‘영업통’으로 통한다. 농가와의 상생이 곧 경쟁력임을 숫자(실적)로 입증한 인물이다.

박 대표는 1994년 농협중앙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0여년 간 농협그룹에서 잔뼈가 굵었다. 농협유통부장, 건설기획팀장, 관재팀장, 농협재단사무국 사무총장, 농협은행 경북지역보증센터장, 농협경제지주 감사국 부국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뒤, 2019년부터는 주로 금융 분야에서 일했다.

중앙회 상호금융소비자보호부장, 상호금융리스크관리부장을 거쳐 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 중앙회 대구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특히 농협생명 농축협사업부문 부사장으로 일하던 지난해에는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영업통”…보장성보험 업계 1위 달성



올해 초 농협생명 대표이사에 오른 뒤부터는 영업력이 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올 1분기 6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직전 분기 18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이후 매년 적자를 이어오던 투자손익(투자로 인해 발생한 이익 또는 손실) 부문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92.2%(506억원) 증가한 635억원의 투자손익을 거뒀다.

특히 올해 농협생명은 22곳 생명보험사 가운데 보장성보험 판매 건수 1위를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까지 개인보험 내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96만8198건, 금액으로는 12조761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박 대표가 동반성장에 입각한 차별화된 상품 혁신에 집중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금리인하 등으로 투자수익률 하락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박 대표가 보장성보험 확대에 영업력을 집중한 점이 주효했다”며 “오랜 금융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NH농협생명은 22곳 생명보험사 가운데 보장성보험 판매 건수 1위에 올라섰다. 박병희 대표가 최근 출시된 신상품에 첫번째로 가입하고 있다. (사진=NH농협생명)  

박 대표는 특히 고객·기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ESG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가령, 자녀가 부모님 개인정보 없이도 가입할 수 있는 ‘효도보험’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이 낯선 노령층이 손쉽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연령제한과 인수심사도 없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고령자도 가입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할인 혜택도 눈에 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의 주민등록상 거주지 외의 지방자치단체에 일정 금액까지 기부해 세액공제와 답례품(지역특산물)을 받는 제도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기부 참여를 약속하면 보험료의 5%를 할인해주는 식이다.

지난 3월에는 친환경 교통정책에 맞춰 대중교통 이용자의 보장 범위를 넓힌 상품도 선보였다. 대중교통 활용을 유도해 탄소배출 감소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신성장동력으로 요양사업과 관련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2023년 요양사업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수익성 검토와 시장조사를 진행한 바 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일본의 디지털 요양기업 젠코카이가 운영하는 젠코종합연구소와 시니어사업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런 상품들은 모두 농업인 보호와 궤를 같이 한다. 도시지역에 자녀를 둔 고령의 농촌지역 부모들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들이다. 이처럼 박 대표는 보험상품에 다양한 ESG 요소를 반영하며 지속가능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생명 사옥. (사진=NH농협생명)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본업 집중



하지만 업황 기후가 맑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세계적인 금리인하와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수익률 하락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로 손익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과 SOC 투자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 둔화와 환율 급등, 한·미 금리 역전 지속 등 복합 리스크가 잠재 손실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에서도 박 대표는 보험상품과 ESG를 연계하는 등 ‘농협의 경쟁력은 농업인과의 동행에서 나온다’는 기업이념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얼마만큼 성장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CNB뉴스에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클수록 기본에 충실하겠다”며 “저렴한 보험료로 ESG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혁신적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본업의 기본인 보장성보험 판매 증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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