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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사회공헌(60)] 고 이건희 회장의 뜻이어…‘삼성화재 안내견’이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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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5.09.15 09:28:42

“불모지에 꽃 피워라” 이건희의 도전·나눔 정신
32년전 생소했던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설립
2800여 가구에 ‘눈’이 되어줘…세계 유일 사례

 

고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는 모습. (사진=삼성화재)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이는 삼성화재의 사회공헌 비전이다. 금융 본연의 역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각오로 특히, 업(業)과 연계해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특화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CNB뉴스의 연중기획 <이색사회공헌> 60번째 이야기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이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故 이건희 삼성 회장)

이는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고 이건희 회장의 철학이다. 1993년 6월 ‘신경영‘을 선언한 그는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목표는 3가지였다. ▲안내견의 직접 사용자인 시각장애인의 복지 수준을 끌어올려 독립된 삶의 의지와 자유를 가져다주기 ▲안내견 분양 사업이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측면에서 모범적인 모델이 되기 ▲‘퍼피워킹’이라는 자원봉사 위탁 사육 프로그램을 확산시켜 일반 시민들을 안내견 사업에 참여토록 하는 것으로, 사회적 약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더 나아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마저 전파할 수 있으리라는 그림을 그렸다.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일부에서는 사람도 못 먹고 사는 판에 개가 다 무어야 하는 공공연한 비난의 소리를 내기도 했다. 차라리 직접 가난한 사람들이나 복지 단체에 기부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비록 지금은 현실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거나, 바보라는 비난을 듣고 있지만, 십 년이나 이십 년이 지난 다음에 우리가 옳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하게 될 것”이라며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안내견 사업이 우리 사회의 복지 마인드를 한 수준 높이는데 기여하리라는 굳은 의지였다.

그렇게 1993년 안내견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불모지에 꽃을 피워야 하는 일이었으므로 준비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설립 당시에 기업이 안내견학교를 운영하는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 국내외에서 우려가 컸고, 세계안내견협회(IGDF) 역시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학교에 관한 정관 규정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삼성의 안내견 사업에 대한 진정성을 확신한 세계안내견협회는 정관을 변경해 1999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공식 안내견 양성기관으로 인증하고 협회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2000년대 유럽과 미국의 선진 안내견학교를 찾아 ‘클리커훈련법’ 등을 배우고 안내견 훈련 프로그램을 체계화했다. 클리커훈련법은 딸깍(클릭) 소리를 내는 훈련 도구와, 간식·칭찬 등 보상을 이용해 점차 딸깍 소리만으로 안내견이 훈련사의 지시를 따르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벤치마킹해 착실히 토대를 쌓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이자 이제는 선진 안내견학교 대열에 올랐다.

2008년 대만 핑둥과학기술대학을 시작으로 日 간사이맹도견협회, 홍콩맹도견협회 등에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잇달아 방문해 안내견 양성 프로그램을 배우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5두 내외를 분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08두의 안내견을 분양, 현재 85두가 활동 중이며 퍼피워킹과 은퇴견·부모견 봉사 가정은 누적 2800여 가구에 달한다.

이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각장애 체험 행사 등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로부터 공로상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2024년 대한적십자로부터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내견학교 예비 안내견. (사진=삼성화재)

 


시각장애인 안전과 독립된 삶 지원



지난 32년간 삼성화재와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각층의 사람과 기관들이 안내견 사업에 동참해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 왔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국회는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대중교통·공공장소에 탑승·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특히 올해 4월,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령이 명확히 규정돼 무균실·수술실 및 조리장·식품 보관창고를 제외하고는 안내견 출입이 자유로워졌다.

삼성화재는 앞으로도 안내견 분양 및 문화 확산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장과 독립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삼성화재는 업의 특성과 연계한 ‘교통안전’에도 주목하고 있다.

모빌리티뮤지엄과 교통안전문화연구소를 통해 OECD 회원국 대비 높은 교통약자 사고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교통안전정책 연구·개발 및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

1998년 문을 연 모빌리티뮤지엄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전문 박물관으로, 교통수단 관련 문화유산의 수집·연구·보존과 어린이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교통문화 증진을 위한 사회교육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자주 겪을 수 있는 교통사고 유형과 이를 예방하는 방법 등을 담은 체험형 교통안전교육 ‘애니카 교통나라’를 운영 중이다.

또한, 선진 교통문화 정착을 목표로 2001년 개설한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정부·지자체 대상 교통안전 정책을 개발·제안 및 대국민 대상 교통안전 교육·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안전속도 5030, 전 좌석 안전띠 착용 등 59건 법 개정에 기여했고, 2022년부터는 NGO·정부·국회·공공·연구기관·학계와 협력해 ‘교통안전정책 자문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국무총리표창(2018년), 서울시 교통문화상(2010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이 밖에도 ▲고령 보행자 안심동행 마을 사업: 사고다발지역을 선정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측에 데이터 제공, 교통안전공단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 인프라 개선 및 보행자 교육·홍보 진행 ▲고령자 보행 안전캠페인: 전통시장 주변 복지관 및 경로당 대상으로 형광 반사띠가 부착된 고령자 교통안전 쇼핑카트(Any Safe Cart) 배포 ▲어린이 보행안전 앱 보급 등을 실시했다.

삼성화재 측은 “앞으로도 본업 기반의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해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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