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글로벌 창업도시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 시는 13일 북항 제1부두에 조성될 ‘글로벌 창업허브 부산’의 밑그림을 그릴 국제설계공모 당선팀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설계공모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2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1단계 국제지명신청에는 세계 11개국, 37개 팀이 등록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으며, 2단계 제안 공모에는 지명된 5개 팀 중 4개 팀이 설계안을 제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최종 당선의 영예는 이탈리아의 세계적 건축그룹 ‘오비알(OBR, Open Building Research)’과 한국의 ㈜강부존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차지했다. 두 팀은 공동작업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주제로 한 창의적인 설계안을 제시해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았다.
OBR은 피타고라스 박물관, 밀라노 피오리 주거단지 등 공공과 민간 프로젝트를 폭넓게 수행해온 이탈리아 대표 건축그룹이다. 공동 참여한 강부존건축사사무소의 강부존 대표는 부산 출신의 젊은 건축가로, 현재 부산과 미국을 오가며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 오페라하우스 계획설계 등 주요 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심사위원단은 “당선작은 역사적 흔적을 존중하면서도 미래를 반영한 건축적 해석이 돋보였다”며, “기존 창고의 외형을 재현한 공간 구성, 친환경‧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설계, 주변 도시 맥락과의 조화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의 장소성과 시간성을 섬세하게 읽어내고,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점에서 독창성과 상징성이 뛰어났다는 평가다.
당선팀에게는 향후 건축설계 계약에 대한 우선협상권이 주어지며, 부산시는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 등 관계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올해 하반기 실시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글로벌 창업허브 조성을 계기로 해외 창업기업 유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확대, 창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 창업생태계 활성화 정책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항 제1부두는 바다와 도시, 나아가 세계를 잇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여기에 들어설 ‘글로벌 창업허브 부산’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글로벌 활력 거점이자 기회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창업허브 부산’을 세계적 창업 혁신 거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