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계 적자’ 김경수 이어 임종석·김부겸·김동연 등과 릴레이 회동
조기 대선 염두에 둔 통합 행보…“대선 패배 내 탓” 갈등 봉합 주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잇단 '우클릭' 행보에 이어 친문계(친문재인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등 조기 대선을 앞두고 보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연설에서 전통적으로 강조해온 ‘복지·분배·균형’보다 ‘성장’에 방점을 찍고 실용주의적 면모를 보이는 등 중도층 공략에 힘을 쏟았다.
이런 가운데 13일 오후 이 대표는 ’친문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했다.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나란히 지난 대선 패배 책임을 인정하면서 ‘친명계’(친이재명), ‘친문계’(친문재인) 로 대표되는 당내 계파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뤄진 회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정치권의 눈길이 쏠린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 중앙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중 내게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튿날 이 대표도 한 진보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난 대선에서 진 것에 대한 제일 큰 책임이 제게 있다”고 화답한 바 있다.
불법 계엄 사태 이후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이 대표와 김 전 지사가 마주하게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 5일 김 전 지사는 귀국 직후 이 대표를 찾아가 20분가량 대화를 나눈 후 두달여 만이다. 김 전 지사가 지난 7일 복당한 이후로는 첫 만남이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과거의 매듭을 풀고 함께 미래로 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른바 비명횡사로 당을 떠난 분들에 대한 사과 및 복당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 및 폄훼 발언 관련 당사자들의 사과 및 재발 방지 등을 당내에서는 처음으로 이 대표에게 요구해 논란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를 만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찌감치 일극 체제를 구축하고 대선을 준비해 온 이 대표가 본격적인 당내 포용 행보에 나서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김경수 전 지사와의 회동에서 구체적인 의제를 정하지 않았지만, 주제가 당 통합 차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동은 이 대표가 먼저 제안했으며, 조만간에 김부겸 전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그리고 김동연 경기 지사 등과도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이들 네 사람을 만나기로 한 것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지난 대선 이후 친문계와 친이재명계 사이에 지속돼 온 ‘정권교체 책임 논쟁’에 마침표를 찍고 실질적 통합에 나서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 배제당하며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바 있는 임 전 실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다양성과 비판을 허락하지 않는 팬덤 정치는 민주주의의 매우 위험한 적’이라는 글을 통해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