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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치고빠지기식 단기투자…인수기업 매각에 평균 ‘5.6년’

2005년 설립 이후 50여개사 투자…고려아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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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예성기자 |  2025.01.18 11:36:39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기업에 투자를 한 뒤 매각까지 평균 5.6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MBK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하면서 “최소 10년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그간의 투자 행보를 보면 이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와 MBK 홈페이지에 따르면, MBK는 기업에 첫 투자를 단행한 이래 매각에 성공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평균 5.6년(66.5개월)이었다. MBK는 2005년 설립 이래 52개사에 투자했다. 모두 동북아 권역에 자금을 집행했는데 국내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자금을 집행했다. 한국 기업이 25개사(48.1%)로 최다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홍콩 포함) 기업이 13곳(25.0%)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일본 12개사(23.1%) △대만 2개사(3.9%) 등에 자금을 투입했다.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중국 등 해외 자본에 단기에 매각할 거라는 우려가 커지자 MBK 측은 최소 10년간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런 MBK의 투자 이력을 보면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보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20건(38.5%), 미회수(원금 손실 1건 포함) 사례는 32건(61.5%)으로 집계됐다. 투자 시점으로부터 3년이 경과했으나 회수하지 못한 기업은 국내외를 통틀어 17개사(32.7%)였다. 한국 포트폴리오 25개 업체 가운데는 8개사의 경우 회수에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가 투자 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원매자 태핑(수요조사)에 나서며 매각을 추진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MBK파트너스의 회수 성과가 부진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특히 업계에서는 MBK가 제조업 전문성이 미흡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철제 구조물 생산 전문기업에 대한 투자 실패 사례가 회자된다. 애초 이 기업은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에 오를 만큼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지만, 무리한 해외 수주 기조에 따른 운전자금 소진과 원청 기업의 플랜트 사업 수익성 부진에 따른 유동성 악화 등으로 결국 법정관리 신세가 됐다. .

 

MBK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업종 분류만 살펴도 제조업권에 속한 회사는 5개사(9.6%)에 그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의료·헬스케어’로 52개사 가운데 9개 업체(17.3%)다. 금융업과 물류·유통 섹터에 속한 기업이 각 6개사(11.5%)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BK가 고려아연에 대해 장기간 지분 보유를 공언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회수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보면 단기간에 매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제조업과 기술전문업에 대한 투자 경험 역시 부족한 만큼 비철금속 제련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의 산업 속성을 얼마나 잘 이해할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MBK의 단기 투자에 따른 부작용은 최근 고려아연 임시주총(1월 23일 예정)을 앞두고 발표된 여러 의결권 자문사들의 보고서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글래스루이스의 경우 “반대 그룹(MBK-영풍)은 투자를 축소함으로써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고 더 즉각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이 목표로 하는 장기적 가치 창출과 경쟁력 있는 위치 확보를 놓칠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스틴베스트 역시 “MBK 제공 자료 등에 따르면, 투자부터 회수까지의 기간은 3~6년 정도였다”며 “고려아연이 속한 비철금속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투자자본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된다. 재무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MBK의 기존 투자 전력과 운영방식에 비추어 볼 때 MBK 측이 회사 본업에 있어 기존 경영진을 대체할 정도로 더 나은 경영능력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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