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4.12.29 16:46:45
"양심의 소리를 듣고 끝없이 독재에 항거하는 화가, 니키 노주미의 삶은 이 시대 우리에게 어떤 울림이 되고 있을까?"
메가박스 이수점 12층,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상영하는 특별한 HBO 다큐멘터리 영화 '캔버스 위의 혁명'이 12월 26일부터 1월 중순까지 상영된다. 이 영화는 이란의 독재에 목숨 걸고 항거한 양심, 화가 니키 노주미의 삶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2023 트라이베카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2023 햄튼 국제 영화제 갈등과 해결 관련 부문 브리졸라라 재단상, 2023 프레스콧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 2023 미들베리 신인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2023 오리지널 씽커스 페스티벌 개막작, 2023 포트 제퍼슨 다큐멘터리 시리즈 폐막작 등의 영예를 얻은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먼저 삼청동에 위치한 '바라캇 컨템포러리'를 방문해, 지금 전시 중인 이란 작가 '니키 노주미'의 개인전 "누군가 꽃을 들고 온다"를 먼저 감상하고 나서 영화를 보는 것이다. 작품 전시와 다큐 영화는 서로 밀접하게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당시 상황은 어쩌면 우리 대한민국 역사와 너무나도 흡사하게 닮아 있어 더 흥미롭다.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1979년 이란 혁명 후 다시 독재
1980년 테헤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란 혁명이 일어난 1979년은 니키 노주미의 삶에서도 그러했듯이 이번 전시를 구분 짓는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다. 그의 이란 혁명 이전 작품 상당수는 소실되었지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1976년작 세 작품은 이 시기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서 정치적 저항의 어둠과 희망 양쪽의 이미지를 모두 보여준다.
1980년, 이란 혁명을 기념하기 위한 테헤란 현대미술관 전시 초청은 그의 삶을 뒤바꿨다. 100여 점이 넘게 전시된 니키 노주미의 작품은 혁명 이전만큼 혁명 이후 성립된 정권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란 언론은 그의 작품을 이슬람 공화국과 혁명을 배신한다고 공격했고 이내 군중이 관내로 들이닥쳤다.
1980년 9월 22일, 니키 노주미는 테헤란을 도망쳐 나왔고, 불과 몇 시간 뒤 그가 이용한 메흐라바드 공항을 이라크가 폭격하며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노주미는 테헤란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된 100여 점의 작품을 다시는 보지 못했다. 당시 전시했던 작품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의 딸 사라 노주미와 사위 틸 샤우더가 감독한 HBO 다큐멘터리 '캔버스 위의 혁명(A Revolution on Canvas, 2023)이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