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F1963 정원'을 부산시 제1호 민간정원으로 공식 선정·등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정원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물, 토석, 시설물 등을 배치하거나 재배·관리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을 말한다. 이 중 ‘민간정원’은 개인이나 법인, 단체가 직접 조성·운영하는 정원으로, 공공 정원과는 차별화된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치유와 힐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며, 개인 공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원의 가치와 역할이 재조명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 제1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F1963 정원’은 복합문화공간 ‘F1963’ 내 야외정원으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약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성됐다.
‘F1963’은 고려제강 공장이 세워진 1963년을 기념하며 ‘Factory(공장)’의 첫 글자를 더해 이름 붙여졌다. 과거 고려제강 창고로 사용되던 이 공간은 2016년 부산비엔날레 특별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관람객 17만 명 이상이 다녀가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특히 건축과 조경을 처음부터 유기적으로 계획해, 기존의 건축 후 조경을 도입하는 관행과는 차별화를 이뤘다.
‘F1963 정원’은 ▲대나무 숲으로 조성된 ‘소리길 정원’ ▲폐수처리장을 생태정원으로 탈바꿈한 ‘달빛가든’ ▲느티나무 그늘이 돋보이는 ‘단풍가든’ 등 3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정원은 특색 있는 식물과 조형물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와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부산시는 13일 오전 ‘F1963 정원’에서 제1호 민간정원 선정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주종대 고려제강 대표이사, 관련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해 인증서 전달식과 정원 라운딩을 진행했다.
박 시장은 “F1963은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 민간정원 등록을 통해 정원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게 됐다”면서 “이 정원이 부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힐링 명소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만들어가는 정원문화 확산을 통해 도시 곳곳에서 정원의 아름다움과 효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간정원으로 지정되면 시 누리집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되며, 식물 보존 및 정원 관리에 필요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시민정원사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며 정원 문화 확산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부산시는 앞으로도 시민 주도형 정원문화 정착을 위해 시역 내 민간정원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 관 주도의 공공정원 조성 과정에서도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반영해 수준 높은 정원을 만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