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통과
탄핵 되면 거부권 행사 불가...尹부부 모두 특검 위기
헌정사 처음으로 법무장관·경찰청장도 탄핵소추 가결
국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지난 세 차례의 거부권으로 폐기됐던 ‘김건희 특검법’도 네 번째로 통과시켰으며,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의 탄핵소추안 역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내란 특검법)’을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재적의원 283명 중 찬성 195명, 반대 86명, 기권 2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투표에 앞서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 인사말을 통해 “내란특검법과 김 여사 특검법 모두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고 밝혔으나 안철수·김예지·김용태·김재섭·한지아 의원 등 5명은 찬성 투표를 던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내란 특검법’은 특검이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한 의혹 일체를 수사하도록 했으며, 수사 대상에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권한을 무력화한 혐의,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정치인, 언론인의 불법체포를 감행한 혐의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국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도 상정해 재석 의원 282명 중 찬성 195명, 반대 85명, 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 역시 반대 당론을 정하고 표결에 참여했으나 권영진·김재섭·한지아·김예지 의원이 찬성표를, 김용태·김소희 의원이 기권표를 던지는 등 당내에서도 이탈표 6표가 나왔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건희 전 코바나커넨츠 대표와 관련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가방 수수 △8회 지방선거와 22대 총선 선거 개입 △20대 대선 부정선거 △명태균 관련 사건 등 15가지 혐의를 다룰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할 당시 국민의힘의 이탈표를 유도하기 위해 수사 대상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명태균씨를 통한 대선 경선 관여 및 불법 여론조사 의혹 △위의 수사 중 인지된 관련 사건 등 3개로 한정했으나 이번 발의안에서는 혐의를 다시 15가지로 늘렸다.
특검 후보 추천방식에서도 지난 특검법에 담겼던 ‘제3자 추천’ 방식을 삭제하고, 당초 제안했던 민주당이 1명, 비교섭단체가 1명을 추천하도록 해 제3당인 조국혁신당에서 추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물론 이번에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법안 이송 시기를 늦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김건희 특검법’이 이송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기회가 없게 된다.
또한 이날 본회의에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박 법무장관과 조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으로써 직무가 정지됐으며, 최종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거쳐 결정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