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학교는 정일근 석좌교수가 시인 등단 40주년을 기념하는 시집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를 펴냈다고 4일 밝혔다.
고래를 향한 시인의 감사와 존경, 사랑이 담긴 이번 시집은 그의 ‘고래 시선집’으로, 새롭게 쓰인 고래 시 10여 편을 더해 총 45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고래’는 시인 정일근의 작품을 관통하는 상징적 존재이다.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던 해 장생포항을 떠나는 마지막 포경선을 직접 목격하며 이를 다음 해 첫 시집인 <바다가 보이는 교실> 속 ‘장생포 김 씨’로 옮겼다.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로,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시조로, 이제 막 등단한 ‘젊은 시인’의 눈에 고래는 단순한 자연의 존재를 넘어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하나의 상징으로 다가왔다.
고래를 향한 시인의 맹목적 사랑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우수도서로 선정된 <혀꽃의 사랑법>의 시 ‘고래란 소리가 올 때’처럼 시인에게 고래란 40년을 함께한 동반자이자 ‘자다가 나를 벌떡 일어서게 하는 소리, 결국 나를 펑펑 울게 하는 소리’였다.
고래 보호 운동가로 활동하며 쓴 ‘울산 장생포, 고래가 울다’, ‘고래가 시장 바닥서 파는 생선입니까?’, ‘당신 가슴속 고래는 안녕하신지요?’ 3편의 고래 칼럼도 실렸다.
'울산·동해안 불법 포경 반대 1인 시위’, ‘고래문화특구’, ‘고래의 날 제정’, ‘국제포경위원회 반구대암각화 국보 지정’, ‘울산 해역 고래 바다 지정’에 힘쓰고,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 고래문학제 운영위원장, 시노래모임 푸른고래 대표, 고래목측조사원 등으로 활동한 지난날의 작은 기록이 ‘고래 적바림’으로 담겼다.
정일근 교수는 책의 머리말을 통해 “2024년 10월로 시인 이름표 단지 만으로 마흔 해, 고래 시집을 묶는다. 사람이든 고래이든 생은 비극이다. 다만 이 두 포유류가 희극을 연기할 뿐 그래서 고래는 나의 친구였다. 나에게 시를 선물한 세상의 모든 고래에게 이 시집을 헌정한다. 감사와 존경의 오마주를 담아”라고 말했다.
정일근 교수의 시집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는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