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5일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속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수용하는 대신 요구한 ‘소액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도입을 골자로 요구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상속세·증여세를 포함해 세수 확보는 크지 않으면서 국민께 부담을 드리는 낡은 세금 제도의 합리적 개편을 추진하겠다"며 "우선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 최고세율을 인하하고 하위 과세표준 구간 및 자녀 공제 금액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오래된 상속세제를 유산취득세 형태로 변경하고, 장기적으로는 유산취득세뿐 아니라 자본이득세로의 전환 역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 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대신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제도다.
정부는 유산취득세 전환을 위한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관련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주주에 충실 의무는 기업에 과도한 부담”
한편 민주당이 요구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실제로 주주가 어려움을 겪거나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정확히 지적해서 고쳐 나가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이를 일반론으로 확대해서 모든 기업에 대한 주주 충실 의무로 하는 경우에는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되거나 주주 간에 갈등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더 명확하게 주주 이해관계를 해치는 부분에 대해 규정하고, 이 부분을 엄격하게 제어하는 형식이 낫다"고 덧붙였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로 한정하고 있다. 민주당의 개정안은 이 충실 의무를 ‘주주’로까지 확대함으로써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경영 활동에 대해 이사가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또 정부 주도로 11조 원 규모의 원전 일감을 공급하고, 원전의 계속 운전 기한도 최대 20년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기업의 연구개발과 고용에 세제 인센티브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R&D), 고용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 기한을 연장하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통령실은 원전 생태계 복원과 관련해 11조원 이상 원전 일감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형모듈원자로(SMR)을 비롯한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면서 기존 원전의 계속 운전 허가 기한도 최대 20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계속 운전 심사 기준은 너무 강한 측면이 있다"며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TF를 꾸려 안전성은 최대한 담보하는 가운데 조금 간소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