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4일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에서 제79주년 유엔의 날 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매년 부산이 가진 특별한 상징성을 바탕으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고 유엔의 평화 정신을 기리는 자리로 마련된다.
기념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 오은택 남구청장, 서정인 재한유엔기념공원 관리처장, 곽영훈 유엔한국협회 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 한국전쟁 참전국 외교사절, 11개 보훈단체, 군 장병, 유엔서포터즈 등 약 300명이 참석해 뜻깊은 행사를 함께했다.
유엔의 날은 1945년 10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국제연합이 공식 출범한 날을 기념하는 국제적인 기념일이다. 대한민국은 유엔에 1991년 16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으며, 그 이전인 1950년대부터 유엔의 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해 기려왔다. 이는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결정적인 지원 덕분에 대한민국이 지금의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었음을 기리기 위한 조치다.
이날 행사는 11개 안장국의 국기 입장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헌화, 조총 및 묵념, 기념사,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유엔군 전몰장병들을 위한 추모 공연을 선보이며 참석한 외교사절과 부산시민의 깊은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기념식 이후에는 외교사절을 위한 감사 오찬이 열렸다. 박형준 시장은 오찬 자리에서 “부산은 6.25 전쟁에서 참전한 유엔군의 희생 덕분에 지금의 세계적인 물류와 국제교류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부산이야말로 유엔의 3대 정신인 세계평화, 발전, 인권이 가장 또렷이 새겨진 도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은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힘입어 유례없는 성장을 이룬 도시로, 앞으로 유엔의 이상이 더욱 많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부산을 ‘세계평화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내년도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 의장국으로 내정된 신디 음쿠쿠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도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음쿠쿠 대사는 “유엔은 모두를 위한 인권과 자유를 핵심으로 하는 유엔 헌장을 바탕으로 설립됐다”며, 유엔기념공원이 “분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장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영상 축사를 통해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희생 덕택에 대한민국이 이제는 유엔 정규예산 기여금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많이 납부하는 나라가 됐다”고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발전이 “유엔과 다자주의의 가치가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이번 유엔의 날을 계기로 보훈 외교를 강화하고, 시민과 외교사절 간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한편, 유엔의 정신을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