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중앙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적조 발생이 해양생태계 내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동물플랑크톤의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키는 현상을 발견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는 적조 현상은 바다에 분포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코클로디니움(Margalefidinium polykrikoides)’이 급격하게 증식해 발생한다. ‘코클로디니움’은 어류의 아가미에 부착해 산소 교환 능력을 감소시켜 어류를 폐사시키는 등 양식어류와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알려져 왔다.
KIOST 이윤호 박사 연구팀은 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와 함께 지난 7년간(2013~2019년) 남해안 통영 해역에서 적조 발생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규명해 왔다.
적조가 발생한 해(2013~2015년)와 발생하지 않은 해(2016~2019년)를 비교한 결과, 적조 발생 해에 동물플랑크톤의 생물다양성이 그렇지 않은 해보다 약 2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적조 발행 해에는 해양생태계를 구성하는 최대 우점종인 요각류(Copepoda)의 비율이 감소하는 반면, 새각류(Branchiopoda), 극피동물(Echinodermata), 연갑류(Malacostraca), 환형동물(Annelida) 등 다양한 생물의 유생 비율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생물다양성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생물다양성 증가의 원인이 적조에 적응한 저서무척추동물 등 일부 생물들이 적조 발생을 산란(spawning)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환경조건으로 활용하는 데 따른 해양생태계 구조의 변화라고 봤다. 적조가 반복되는 환경에서 번식해 온 생물들은 점진적으로 적조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고 적조 발생을 오히려 이용하는 방향으로 진화될 수 있음에 주목한 것이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적조 발생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매우 복합적”이라며, “앞으로 적조가 해양자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