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조치 이후 부산 지역 기업들도 국내에서 보다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4일 부산 지역 주요 기업 7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지역 기업 의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고금리로 인한 부담 수준과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지역 기업들의 기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3.5%가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연준의 빅컷 단행에 따른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 변화와 더불어 장기간 고금리로 인해 기업 부담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들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수준은 1.0%포인트 이상의 큰 폭의 인하를 바라는 응답이 4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0.5%포인트에서 1.0%포인트 사이의 인하를 기대하는 기업은 41.9%를 차지했으며, 0.5%포인트 미만의 소폭 인하를 예상한 응답은 13.5%로 가장 적었다. 이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고금리 부담을 덜고자 하는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로는 이자 비용 감소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응답이 64.9%로 가장 많았다. 현재 기업들이 부담하는 연이자율은 기준금리(3.5%)에 가산금리가 더해져 최대 4% 이상에 이르기 때문에, 이자비용 경감이 곧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외에도 설비투자 확대(17.6%), 부채 상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9.5%), 연구개발 투자 확대(4.1%) 등의 순으로 응답이 이어져, 고금리로 지연된 각종 투자 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투자 활성화를 유인할 방안을 가장 많이 꼽았다(45.9%). 이어 내수 소비 진작(31.1%), 기업 규제 철폐(16.2%), 해외 판로 개척 지원(2.7%) 등의 의견이 뒤따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현재 고금리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지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비용이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 활력 제고와 신규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