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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기’ 맞은 부동산 시장…건설사들 봄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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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4.09.25 09:34:25

건설업계, 美 연준 ‘빅컷’ 환영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 ‘쑥’
금리 호재 선반영? 분석 엇갈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4년 반만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오랜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기가 마무리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량 회복세도 뚜렷하고, 매매가도 상승 중이어서 건설사들의 실적 회복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0.25%포인트 소폭 인하(베이비컷)이 아닌 대폭 인하 즉 ‘빅컷’이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대응을 위해 긴급히 금리를 낮췄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이뤄진 것이다. 연준은 연말까지 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금리 대폭 인하 결정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통화 정책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에 대해 설명하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덕분에 이전까지 2.00%포인트차로 역대 최대였던 한국(3.50%)과 미국(5.25∼5.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1.50%포인트로 줄어들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하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정부와 재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던 터라,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매매량·거래액 증가 ‘활황기 전조?’



이번 연준의 ‘빅컷’에 가장 환호하는 업계는 단연 부동산·건설 분야다. 지난 2022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 이후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반면, 2000년 IT 버블 붕괴, 2020년 코로나 등 미국의 금리 인하 조치가 있을 때마다 국내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띠었다. 때문에 부동산·건설 업계는 이번 빅컷으로 부동산 시장이 해빙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과 매매액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인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금리 인하가 투자심리에 선반영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 전문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7월 전국 부동산 유형별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9월 1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전국에서 발생한 부동산 거래는 총 10만852건으로, 전월(9만3690건)보다 7.6% 증가했는데, 이는 2022년 5월(11만9693건)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거래액은 43조6165억원으로 전월(38조9707억원)보다 11.9% 늘어났다. 이는 2021년 8월(50조7932억원) 이후 최대치다.

전체 거래 중 절반 가까이가 아파트 거래였는데, 전국 17개 시도에서의 아파트 거래량은 4만7777건으로, 거래액은 26조598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월(4만3325건, 23조4511억원)보다 거래량과 거래액이 각각 10.3%, 13.4% 증가했다. 거래량은 2021년 8월(5만8940건) 이래 최대치이며, 거래액은 2020년 12월(30조5555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2019~2024년 월별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금액 변동 추이. (자료=부동산플래닛)

특히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8558건, 거래액은 10조449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과거 부동산 시장 반등 때마다 서울 지역 거래량이 먼저 급증하고, 이후 지방 거래까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재의 서울 매매가 및 거래가 반등이 부동산 시장 회복의 초입에 들어선 증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그간 미뤄졌던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도 부동산 활황기의 전조로 분석된다.

지난 20일 부동산R114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부터 올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8만5011가구(임대 제외, 청약접수일 기준)인데, 이는 올해 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의 약 35.85%를 차지한다. 게다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곳도 수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 저항감이 낮아지면서 입지나 상품, 규모 등이 중요해진 분위기”라며 “한동안 위축됐던 시장 상황이 회복되는 흐름이 감지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상승기 왔다” vs “좀더 지켜봐야…”



건설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는 집값 상승이 한창이던 2021년 중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금리 인하, 부동산PF 리스크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주가 흐름이 반전된 상태다.

송유림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5개 건설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2025년에 평균 33%, 2026년은 평균 64% 증가할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면서 “주택 시장의 회복이 뚜렷해질수록 컨센서스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지게 되고, 이는 곧 주가 반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금리인하 수혜 기대주로 헬스케어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건설을 선호 업종으로 제시한다”며 “금리인하 폭이 확대될 경우 부동산 PF와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가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5개 건설사(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이. (자료=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반면, 일각에서는 좀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미 연준 금리 인하가 오래전부터 예고돼왔고,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라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과거 금리 인하 때와 달리 미국 또는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가 닥친 상황이 아니며, 국내 경제만 심각한 내수 부진으로 침체된 상황이어서 이전 금리 인하 당시와 같은 부동산 가격과 주가의 동반 상승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반등)를 위해서는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 필수적인데, 지방 주택 및 비주택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건설사의 추가 부실 인식 가능성 등이 (건설업의) 영업실적 및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며 “건설업종 전반의 리스크가 완화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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