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맛난 먹거리 찾을 시기의 아이들
단백질·지방 등 대부분 음식 섭취 못해
환아에 맞춘 특수식 공급 나선 식품사들
“이윤보다 사회적 책임…후원 계속할것”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페닐케톤뇨증(PKU병) 환아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환아들을 위한 특수식품 공급, 가족캠프 지원, 후원금 전달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CNB뉴스가 주요 사례를 들여다 봤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PKU병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중 하나로 지방·아미노산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엄마의 모유는 물론 밥이나 빵, 고기 등의 음식을 소화하지 못하는 희귀 질환이다. 그래서 환아들은 특수 분유나 저단백식 등으로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5만명 중 1명꼴로 앓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약 400명의 어린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PKU병을 앓고 있는 환아를 응원하고 다양한 정보와 희망을 주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매년 ‘PKU 가족성장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제22회 PKU 가족성장캠프는 강원 양양군에서 지난 11~12일 양일간 진행됐다.
캠프에서는 환아 가족 대상 물놀이 체험을 비롯해 캐리커처 체험, 레크레이션 등이 실시됐다. 환아부모회 모임과 건강관리 우수사례를 발표 등도 이어졌다.
눈에 띄는 사실은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이 캠프를 적극 후원하고 있다는 것.
올해 행사에는 매일유업, 남양유업, CJ제일제당 등이 참여해 각 사 제품 및 후원금 등을 전달했다.
우선, 매일유업은 1회부터 올해까지 매해 지속적인 후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1999년부터 선천성 대사 이상 환아를 위해 특수분유를 생산, 8종 12개 제품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5월부터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헬스케어 자회사 ‘알리건강(阿里健康)’과 선천성 대사질환자용 특수분유 공급협약을 맺고 중국의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해 ‘앱솔루트 엠피에이(MPA) 1·2단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행사에 처음 참가해 현장에 자사 유음료를 무료로 제공했다.
남양유업은 모유와 일반 우유에 포함돼있는 당분 ‘갈락토스’를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손상돼 나타나는 유전성 탄수화물 대사 질환 ‘갈락토스혈증’ 환아를 위해 특수 조제분유 ‘임페리얼드림XO 알레기’를 40년째 생산해오고 있다.
유당과 유단백을 배제한 식물성 유아식인 임페리얼드림XO 알레기는 유성분을 소화하지 못해 일반 분유나 우유를 먹을 수 없는 아기들이 신생아 때부터 섭취할 수 있는 특수 조제분유로, 공장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구복지협회에 2021년부터 납품하며 환아 가정을 지속 후원 중이다.
이와 함께 소아 뇌전증 환아용 ‘케토니아’, 묽은 변을 보는 아기를 위한 ‘임페리얼드림XO 닥터’, 저체중아 및 재태기간 37주 미만 아기의 안정적인 성장에 맞춘 ‘임페리얼드림XO 이른둥이’ 등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다수의 제품을 생산 및 보급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도 16년째 PKU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햇반 저단백밥’과 기부금을 전달해오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09년 PKU 질환을 앓는 자녀를 둔 직원의 건의로 연구개발에 착수해 단백질 함유량을 일반 햇반(쌀밥)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햇반 저단백밥’을 선보인 바 있다. 햇반 저단백밥은 쌀 도정 후 단백질 분해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별도의 특수한 공정들을 거쳐야 해 일반 햇반 대비 생산 시간이 10배 이상 걸린다고 한다. 그동안 CJ제일제당이 생산한 ‘햇반 저단백밥’은 약 250만개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은 2009년부터 해마다 PKU 가족성장캠프에 참여해 참가자들의 식사로 햇반 저단백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별도 기부도 진행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맛난 먹거리에 한창 호기심을 가질 시기에 대부분의 일반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식품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앞으로도 ‘PKU 가족성장캠프’를 비롯한 각종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희귀병 환아들이 특수분유, 특수식 만이라도 마음 편히 섭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