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인기 힘입어 1500만 사전예약 달성
수준급 원작 구현…최상의 캐릭터 몰입감
스킬·무기로 ‘찰진 조작감’… 다변화 액션
영화 타짜에서 고니는 손이 눈보다 빠르다고 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손맛도 눈맛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즐기는 게임 세계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겠습니다. 쏟아지는 게임들의 손맛을 먼저 보고 솔직하고 과감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넷마블의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체험해봤습니다. <편집자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혼렙)’는 ‘나 혼자만 레벨업’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이다. 현대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며, 세계 최약 헌터라는 별명을 가진 최하급 헌터였던 성진우가 어떠한 계기를 통해 혼자만 레벨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세계관 최강의 헌터가 되는 성장기를 담고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다양한 확장과 부가 사업이 가능한 IP로 성장해 황금알 낳는 거위 역할을 하고 있다. 소설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진정한 대박은 웹툰부터였다. 카카오 웹툰에서 장기간 조회수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웹툰 플랫폼에 유통되며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3억 뷰를 기록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있으며, 각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 시청자 랭크 최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IP의 힘 때문일까.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사전 등록자 수는 1500만명을 돌파할 만큼 큰 관심을 끌었고, 개발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넷마블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초반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사전예약 후 직접 체험해봤다.
원작 구현 최상…웹툰은 안 봐도 좋고 봤으면 더 좋다
웹툰 정주행을 완료한 나혼렙 팬이어서 괜히 얄궂은 마음이 들었다. 원작을 얼마나 잘 구현했을지 깐깐하게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게임 요소를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다.
주인공 성진우가 되어 원작의 이야기를 비교해본 결과, 원작 구현 정도는 최상급이었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성진우가 유일하게 레벨업을 하는 존재로 각성하는 과정부터 점차 강한 헌터로 성장하고 그림자 군주로 각성하기까지의 원작 스토리 라인을 충실하게 구현했다.
특히, 단순히 읽고 보는 것을 넘어서 직접 게임 플레이를 통해 전투 및 성장 과정을 체험하도록 해 몰입감이 높았다.
상황이나 대화 연출도 단순히 텍스트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웹툰 원작의 장면을 동적으로 구현한 ‘웹툰 이미지 컷 씬’이 재생되어 더 생동감 있었다. 또, 3D 모델링을 통해 웹툰의 배경 및 인물을 구현한 ‘시네마틱 컷씬’을 적절히 배치해 보는 즐거움을 끌어 올렸다.
원작에서 중요한 이벤트가 벌어진 던전을 구현해놓은 것과 강력한 거대 보스 몬스터들의 모습 역시 인상 깊었다. 또한 조연급 헌터들과 함께 공격대를 만들어 합동 전투를 하는 경험도 웹툰과 동일했다. 웹툰을 본 이용자라면 뛰어난 구현도 덕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웹툰을 보지 않았더라도 게임을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 없다. 방대한 메인 스토리를 축약해 이용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주연 성진우의 이야기는 메인 퀘스트로 이뤄지며, 주연급 조연들의 이야기는 서브 퀘스트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은 덕분이다. 서브 퀘스트는 인물 별로 에피소드를 다뤄 훨씬 이해가 빨랐다.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일어나라” 주문 쾌감
게임 속 성진우는 원작과 동일하게 매우 강력한 캐릭터다.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가장 큰 특징은 장착 무기에 따라 전투 방식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검은 빠르고 화려한 타격 패턴을, 장검은 느리지만 범위가 넓은 공격을 할 수 있다.
이 외에 창, 낫, 총, 마법서 등 다양한 무기가 존재한다. 각 무기에 따라 다른 공격 패턴을 사용하며 액션 체감이 변화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스타일에 따라 무기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추천하는 무기는 단검 ‘요도 매화’, 총 ‘킬더울프’, 마법서 ‘테티스의 마도서’ 등이다. 위 무기 중 하나가 나올 때까지 계속 뽑기를 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스킬룬’을 통해 새로운 스킬을 획득하는 원작의 설정을 게임에 구현해놨다. 스킬룬에 따라 스킬 액션과 효과가 크게 변화하고, 무기와 스킬 조합에 따라 자신만의 공략법과 다양한 액션 패턴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그림자 군단’이다. 그림자 군주로 전직한 후에는 전투 중 그림자 군단을 소환해 함께 전투할 수 있다. 웹툰에서 큰 임팩트를 남겼던 ‘일어나라’ 소환 주문은 이 게임의 백미다. 그림자 군단은 군주인 성진우와 마찬가지로 레벨업을 통해 강력해진다.
성진우 외에 다른 헌터를 키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차해인, 이주희, 최종인, 유진호 등 매력적인 원작의 헌터들은 고유한 스킬을 보유하고 있고 헌터별 전용 무기 및 장비를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헌터들은 쉴드(방어)나 힐(치료), 딜(공격) 등 서포터 역할을 하며 성진우를 돕는다.
헌터 모드에서는 성진우 없이 3명의 헌터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보스 몬스터와 속성별 상성 관계가 있기 때문에 수시로 교체해가며 전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컨트롤하는 재미도 있다. 플레이 중 전투 패턴의 변화가 있기도 하고, 회피, 반격 등 나름 찰진 조각감이 느껴진다. 또한, 몬스터를 공중에 띄우는 ‘에어본’, 바닥에 눕히는 ‘다운’ 등 몬스터의 피격 상태에 따라 QTE(타이밍 맞춰서 입력) 액션 스킬이 활성화돼 추가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모바일 조작보다는 PC를 이용하는 것이 더 수월하고 손맛을 느끼기 좋다.
다소 매콤한 BM…2% 아쉬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과도한 패스형 BM(비즈니스모델)이 부담으로 느껴졌다. 장기적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패스 BM을 적용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인데, 나혼렙에서는 과하게 많다. 월정액 모델만 여러 개여서 복잡하게 느껴졌고, 어떤 상품이 효율적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또, 과금 유도 창이 접속할 때, 콘텐츠나 미션 클리어 때마다 알려주는 등 몰입감을 크게 해친다.
또한, 최적화 부실로 인한 발열, 메모리 누수, 렉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아울러, 모바일 기준 인터페이스 편의성도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높은 원작 재현도와 훌륭한 액션 등을 통해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쾌감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를 입증하듯 나혼렙은 지난 8일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출시 5일 만에 1위에 올랐다. 또, 출시 첫날 매출 140억원, 일간활성이용자수(DAU) 500만명을 달성했다. 애플 앱스토어는 79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66개국에서 인기 1위에 오르며 글로벌 흥행 조짐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콘텐츠 공급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작이 완결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시선이 존재했지만, 넷마블에 따르면 이미 6개월 분량의 스토리가 준비됐다. 향후 업데이트를 기다리다 보면, 메가히트 IP로 거듭나 있지 않을까 싶다.
(CNB뉴스=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