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대기자 | 2024.05.02 18:40:56
(CNB뉴스=장병대 기자)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일 제주를 방문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최근 출범한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 및 농업디지털센터 운영을 비롯해 마늘 생장피해에 대한 정부 지원 요청 등 제주농업 현안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농식품부장관의 이번 방문은 제주가 생산자의 자율적인 수급관리를 통해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한편, 농협 중심으로 물량을 규모화해 농산물 유통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송미령 장관은 농식품부의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의 주요 내용인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Agriculture Product Processing Center) 육성에 맞춰 선도적으로 운영 중인 남원농협 APC를 살펴봤으며, 온라인 도매시장 관련 우수조직으로 선정된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을 방문해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농산물 생산·유통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농식품부는 고물가의 원인이 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농산물 생산량의 50% 이상이 경유하는 도매시장의 유통구조 문제라는 지적에 대응해 지난 1일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부진 도매법인 퇴출, 경쟁체제 도입 등 도매시장 혁신과 함께 도매시장의 대안으로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고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 100개소를 조기 구축해 산지를 규모화·효율화하는 것이다.
송미령 장관과 오영훈 지사는 이날 오후 남원농협 APC를 찾아 스마트광센서 선별시설을 살펴보고, 농협 등 생산자단체, 농업인들과 간담회를 열어 제주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서 오영훈 지사는 최근 이상기후로 제주지역 마늘의 2차 생장(벌마늘)이 크게 늘어나 상품율이 평년 대비 50% 내외로 감소할 전망이어서 제주지역 마늘에 대한 농업재해 인정 및 피해 복구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송미령 장관은 “마늘 2차 생장 피해를 고온과 잦은 강우, 일조량 부족 등으로 인한 기상재해로 판단해 오늘(2일) 당장 피해조사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달 말까지 복구계획을 수립해 대파대, 농약대 등 복구비를 지원하고, 재해보험금도 최대한 빠르게 지급될 수 있도록 농협 손해평가를 5~6월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미령 장관은 제주는 전국 최초 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를 설립(2023년 7월)하는 등 모범적으로 농업인의 자율적인 수급관리를 강화하고,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과 같은 전문 마케팅조직을 통해 유통을 규모화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오영훈 지사는 자율적 수급 안정을 위한 기구인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와 농업 정보 데이터를 수집해 표준화하는 농업디지털센터의 협업을 통한 디지털 기반 제주농업 역량 강화 등 제주 농업정책의 지향점을 설명하고, 제주가 추구하는 방향이 농식품부의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 목표와 상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미령 장관은 “농산물 유통을 효율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지를 규모화하는 것”이라며 “산지가 규모화돼야 도매시장 경유 비중이 줄어들고 소비지와의 직거래나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한 비용 절감이 가능해지는 만큼 제주도가 유통구조 개선의 모범사례가 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이상기후로 마늘 생장 피해뿐만 아니라 레드향 열과 등 제주농업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농가의 고충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온·소나기성 강우 등 점차 빈번해지는 기상이변에 대응해 수분 제어시설 설치와 함께 생육단계별 당도 등 감귤 데이터 구축을 통한 고품질 감귤 안정생산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이와 더불어 2023년 이상기후로 레드향 열과가 급증하는 등 만감류 피해에도 불구하고 현재 농작물 재해보험으로 적정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재해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최종 수확량 감소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이 절실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송미령 장관과 오영훈 지사는 간담회에 앞서 남원읍 의귀리 감귤 농가를 찾아 하우스 시설을 점검하고 농가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기도 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농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과학영농 기술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의 농업정책에 발맞춰 가기 위해 이상기후로 제주농업이 겪는 어려움을 개선해나가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달 23일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를 출범해 당근·양배추·월동무·감귤 등 지역 특화 품목에 대한 농업인의 자율적 수급관리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제주감귤 생산량의 20%, 만감류 생산량의 50%를 유통시키는 등 물량 규모화를 통해 감귤의 도매시장 경유 비중을 2006년 80%에서 2022년 50%까지 낮췄다.
또한 대형유통업체 등 주요 소비지와의 직거래를 12%에서 32%로 확대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해서도 구매처를 넓혀가고 있다.
제주도는 앞으로도 농식품부의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농산물 생산·유통의 혁신을 도모해 제주가 미래농업을 선도해나가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