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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비즈] “샀으면 가져가세요”…작품 파는 현대백화점 ‘아트 투 고’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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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4.04.19 09:21:52

앤디 워홀 등 유명 작가 총출동
작품 구매하면 들고 갈 수 있어
전시회처럼 감상만 해도 충분해

 

현대백화점이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오는 24일까지 아트 페어 '아트 투 고(Art To Go)'를 연다. (사진=선명규 기자)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의외의 공간에서 열린 아트 페어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태그(tag)를 들추지 않아도 가격을 알 수 있었다. 추후 밝혀진 물건 값에 마음이 한없이 흔들리는 장소. 백화점이 별안간 여봐란듯이 명시했다. 예컨대 이렇게. 쿠사마 야요이의 판화 3종 세트 4억 3000만원.

현대백화점이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오는 24일까지 여는 ‘아트 투 고’가 전시회가 아닌 아트 페어(미술품 장터)의 성격을 띠는 이유다. 미술관에서 일반적으로 예술 작품 옆에 다는 해설에 판매가란 추가 정보를 덧붙였다. 전시와 더불어 팔려는 목적이다.

백화점다운 판매 방식이다. 보통 전시회장에 나온 작품을 사들이려면 행사가 끝난 뒤에나 수령할 수 있다. 아트 투 고(art to go)는 이름처럼 구매 즉시 작품을 들려 보낸다. 몇몇 초대형 작품은 어쩔 수없이 별도 배송이지만 대체로 바로 가져갈 수 있다. 특히 가장 흔한 10호(약 50×45㎝) 크기의 경우 장바구니 격인 ‘데님 아트백’에 담아서 준다. 특별 제작했기에 이 또한 소장 가치가 있다.

 

'아트 투 고'는 전시와 판매가 병행되는 행사다. (사진=선명규 기자)

 


일석이조 효과 ‘아트 마케팅’



유념할 점은 원하는 작품을 얻으려면 서둘러야 한다는 것. ‘아트 투 고’의 출발은 앤디 워홀, 골샤 골치니, 스타스키 브리네즈, 필립 콜버트 등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 70여점으로 했지만, 어제는 있던 그림이나 조각품이 내일은 없을 수도 있다. 팔리면 사라진다.

지난 12일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 모 씨는 “봄에 어울리는 그림이 있어 고민하고 있는데 가격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나중에 다시 왔을 때 없을까봐 조바심이 난다”고 했다.

그러나 애꿎은 끌탕은 접어둬도 된다. 강매가 아닐 뿐더러 감상만 해도 충분하다. 이 페어(fair)를 즐기는 데 페이(pay)는 필수가 아니다. 장바구니가 아니라 눈에만 담아도 된다.

 

필립 콜버트, 앤디 워홀 등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백화점 업계에서 이뤄지는 미술품 거래는 갑작스런 일이 아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판교 아트 뮤지엄’이란 이름으로 판교점에서 전시와 판매가 어우러진 대규모 행사를 수차례 열었다. 롯데, 신세계 등 다른 백화점들도 실내 공간을 작품 전시와 판매가 병행되는 아트 플랫폼으로 바꾸는 시도를 한 바 있다. 3사 모두 이름값 높은 작가의 억 소리 나는 작품들을 대거 선보여 개최 때마다 화제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아트 마케팅은 중요한 수단이 됐다”며 “점포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고 그로인한 집객 효과까지 보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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