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및 의료개혁 추진 방향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총선 판세가 불리하다는 판단을 하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탈당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대표적 ‘비윤’(비윤석열)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일 대전을 찾아 이상민(대전 유성을) 후보 지원 유세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을 갖고 집권했는데, 김건희 여사·이종섭 대사·채상병 관련 일들로 ‘내로남불’ 프레임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조(이재명·조국)심판’과 ‘윤석열 정부 심판’ 중 어느 걸 택하는지 여론조사를 보면 다 나온다”며 “이번 선거에서 끝까지 그런 슬로건을 가져가면 (열세인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라고 했다.
서울 마포을 함운경 후보는 윤 대통령의 의대 증원 관련 대국민 담화 직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길 정중하게 요청한다”며 탈당을 요구했다.
함 후보는 “오늘 대국민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라며 “의료 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 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이제 더 이상 윤석열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 윤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라”고 덧붙였다.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재선의 정운천 의원도 이날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정 운영의 난맥상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고집 센 검사 이미지가 남아 있는 모습으로는 더는 안 된다”며 비판했다.
앞서 경남 김해을 후보인 조해진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시국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실망시킨 것,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며 총선 국면에서 여당 후보 중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들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존재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근본 없이 흘러 다니다가 이 당에 들어와서 주인 행세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탈당 요구하나”라며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 치고 당선되는 것 못 봤다. 지더라도 명분을 갖고 지자. 이미 윤석열 내세워 두 번 이겼지 않나. 역풍에 고개 숙여본들 사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등에 칼 들이대는 못된 버릇 또 또…“라며 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