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보다 많은 환급…라운딩할수록 유리
수도권과 지역 골프장 잇는 무료셔틀 운행
기상악화·상해 등 여러 보험 한데 묶어 가입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이번에는 골퍼와 밀착해 생존하겠다는 카카오VX의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카카오VX는 카카오의 스포츠 전문 계열회사로 스크린 골프와 골프용품, 골프예약 플랫폼, 골프장 운영대행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첨단 IT 기술에 스포츠와 헬스케어를 접목하는 등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 주력했다는 것. 이를 통해 지난 2019년 카카오골프예약 플랫폼 출시 후 불과 4년여 만에 172만 명의 회원을 모았을 정도로 성장했다.
플랫폼은 이렇게 급성장했지만, 수익성이 여전히 문제다. 엔데믹 이후 골프 인구의 증가세가 더디고, 인프라 비용이 많이 증가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에 카카오VX는 골퍼 친화 정책을 통해 더 많은 혜택을 제공, 매출을 늘리겠다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웠다.
골프 치고 환급…다양한 멤버십 혜택
카카오VX는 ‘카카오골프예약’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골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 중이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린피 할인 혜택’이다. 멤버십 서비스 가입자는 월 9900원을 내면 매월 첫 라운드(18홀 기준)마다 1만원을, 그리고 2회 이상 라운드 시 추가로 5000원씩 돌려받는다.
1년에 월 1회 라운드할 경우 가입자 구독료가 11만 8000원인데, 환급받는 금액은 이보다 많은 12만원이다. 월 2회 라운드 시 연간 환급 금액은 18만원으로 늘어난다. 환급 금액이 구독료보다 크니, 어찌 보면 구독료가 무료인 셈이다.
스크린 골프에서도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라운드(18홀 기준)를 마치면 건당 1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으며, 월 최대 10회 적용된다.
이뿐 아니다. 골퍼들이 라운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혜택을 한데 모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손해보험과 함께 기획한 ▲우천 시(낙뢰나 비) 홀아웃 보상 ▲그린피 지원 및 필드 홀인원 보상 ▲골프 중 배상책임보상 등 상해보험 혜택을 준다. ▲카카오프렌즈 골프 할인 혜택 ▲무제한 청약 ▲무제한 자동매칭 ▲선결제 쿠폰팩 등도 제공한다.
홀인원 보험과 골프 상해보험의 경우 업계에 비슷한 상품이 이미 나와 있지만, 골퍼들이 각각 따로 가입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또한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라운드 날에 갑작스러운 악천후로 고민하는 골퍼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카카오골프예약 멤버십 서비스는 기상악화 보험을 혜택에 포함했다.
카카오VX 측은 “그린피 할인에 대한 이용자들의 갈증을 덜어주기 위해 ‘카카오골프예약’ 구독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며 “더욱 파격적인 그린피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임박 티타임’ 기능과 고객이 그린피 환급 금액을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 기능, 그린피가 비싼 골프장을 찾은 이용자에게 추가로 더 환급하는 서비스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료 셔틀버스부터 日골프장 예약까지
골퍼들에게 주는 혜택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전라권 골프장들을 곧바로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 왕복 운행도 시작했다.
카카오 VX는 1월 9일부터 2월 말까지 8주간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주 2회 서울→전라행, 전라→서울행 왕복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3~4월은 나주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 단 1명 예약이라도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한 수도권 쏠림 현상 완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 골프장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인 골프 비시즌인 겨울철에 골퍼들의 방문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 이 같은 방법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외 골프장을 선호하는 골퍼들을 위해 일본 골프장 실시간 예약 서비스도 출시했다. 카카오골프예약 가입자는 별도 번역이나 회원 가입 없이 카카오골프예약 플랫폼에서 라쿠텐 고라에 등록된 골프장 중 150여개 골프장의 티타임을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다. 골퍼들이 보다 쉽게 골프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골프 코스를 포함한 골프장의 주요 정보도 한국어로 서비스한다.
일본은 국내 골퍼들이 해외 라운드로 선호하는 나라임에도 쉽게 현지 골프장을 예약하기 어려웠는데,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한층 편하게 예약할 수 있게 됐다.
골프장엔 수수료 부과…“이용자 혜택으로 환원”
이처럼 골퍼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면서 한편으로는 수수료 체계를 손보고 있다.
다음달부터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카카오골프예약’ 제휴 골프장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것. 적자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서비스 운영을 위한 결정이다.
수수료는 결제금액의 약 3% 수준으로, 골프장 측이 부담한다. 이용자가 내야 하는 비용은 없다. 이미 타 경쟁업체는 일정 비율이나 금액을 정해 골프장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골프장 측에 수수료를 부과하면 결국 이용자 후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카카오VX 관계자는 CNB뉴스에 “지난해 중개 금액만 1조원에 달했을 정도로 중개 건수가 늘어났고, 운영 비용 역시 증가했다. 연 적자가 1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골프장에 소액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수익을 이용자 혜택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론칭하고, 골프장 이용객을 늘리면서 시장의 규모를 키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CNB뉴스=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