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별 고른 성장에…“이제 다음을 본다”
김영섭 대표 “AI는 전기발명 맞먹는 혁신”
새해들어 330억 투자하며 AI 동맹 강화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이번에는 AI(인공지능) 분야에 힘 쏟고 있는 KT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KT는 지난해 연간 사상 최대 매출액인 26조 3870억원을 기록했다. B2C(개인 대상 거래)와 B2B(기업 대상 거래) 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불확실한 대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 그래프가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이라 더욱 주목되는 상황. 기세를 탄 KT는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일찍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I다.
새해들어 김영섭 KT 대표가 메시지를 강하게 던졌다. 지난달 3일 주요 임원, 직원 대표들과 함께한 타운홀 미팅에서 “AI는 거의 전기 발명과 맞먹는 혁신과 변화”라면서 “미래 인류는 ‘AI를 지배하는 사람’과 ‘AI를 전혀 모르는 사람’, 두 가지로 나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어 김 대표는 “구성원들이 앞으로 AI에 관심을 더 높이는 것은 물론, 각자 하는 일과 업무방식을 AI를 통해서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스타트업과 손잡고 윈윈 전략 ‘시동’
김 대표가 AI에 대해 힘줘 말한 뒤, KT는 그룹 차원에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국내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시리즈B 라운드에 330억원을 투자하며 ‘AI 동맹’을 강화한다고 밝힌 것. 여기에는 KT와 KT클라우드, KT인베스트먼트가 각각 200억원, 100억원, 30억원을 내놓는다.
추진력을 확보한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100B AI모델까지 추론할 수 있는 반도체 ‘리벨(REBEL)’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KT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AI 하드웨어 분야의 중요한 파트너다. 국내외 경쟁사 대비 빠른 연산속도와 높은 전력 효율을 가진 NPU(신경망처리장치) ‘아톰’을 KT와 협력 개발하며 KT클라우드의 국내 최초 NPU인프라 서비스 상용화에 기여해 왔다. KT의 초거대 AI ‘믿음’ 경량화에도 아톰이 일부 적용됐다.
KT그룹은 앞으로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온디바이스 AI(별도 클라우드 서버를 통하지 않고 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 및 연산하는 AI)에도 ‘리벨(REBEL)’을 적용하는 등 리벨리온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AI 반도체 라인업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나아가 AI 인프라/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KT그룹 측은 “리벨리온과 협력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초거대 AI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AI 반도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리벨리온을 포함해 다양한 테크기업들과 협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신업계에서 AI는 더이상 유망이 아닌 이미 고속성장세가 역력한 분야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14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폴라리스마켓리서치는 오는 2032년 전 세계 통신업계의 AI 활용 규모가 171억 6000만 달러(약 22조 8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 18억2000만 달러(2조4200억 원)에서 약 9.45배 늘어난 수치로 연평균 성장률(CAGR)은 28.3%에 달한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시장에서 앞으로 KT가 김 대표 말처럼 “AI를 지배하는” 쪽에 올라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CNB뉴스=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