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거리의 ‘미라클 메이드 킹덤’ 카페
외관·실내·지붕 모두 게임콘셉트로 꾸며
먹고 놀고 공연 보며 식은땀 나는 경험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의 팝업스토어이자 메이드 카페인 ‘미라클 메이드 킹덤’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메이드 카페’라는 단어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에픽세븐’이 홍대에 ‘미라클 메이드 킹덤’ 오프라인 카페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눈이 번쩍 뜨였다. 게임 유저를 위한 오프라인 행사는 숱하게 많이 열리지만, 메이드 카페 콘셉트 행사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호기심이 밀려왔다.
와이프를 제외한 주변 지인과 선후배들은 ‘흔치 않은 기회니 꼭 가보라’는 이야기를 전달했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무조건 가보기로 했다.
문제는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다. 메이드와 함께 음식이 맛있어지는 주문 “오이시쿠나레(맛있어져라)~모에모에 큥(심쿵)”을 외쳐야 한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긴장된다.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분위기에서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기대감과 걱정스러움을 동시에 안고 지난 15일 홍대 ‘미라클 메이드 킹덤’으로 향했다.
굿즈샵부터 카드게임까지…유저 위한 특별공간
미라클 메이드 킹덤의 입구에서부터 ‘쉽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외관부터 지붕까지 게임 내 특별 서브 스토리 ‘미라클 메이드 킹덤’을 콘셉트로 꾸며놨는데, 메이드 복장을 한 미소녀 캐릭터 일러스트가 즐비하다. 색상도 분홍색 위주에 아기자기하고 샤방샤방한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 계승자(에픽세븐 유저)를 맞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모습이다.
낯 간지러운 감정을 이겨내고 건물 입구에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보이는 것은 포토존. 게임 내 캐릭터인 ‘클로에’와 ‘뮤즈 리마’의 등신대가 있어 가볍게 인증샷을 남긴 후 입장할 수 있다.
포토존 옆으로는 입장 대기를 위한 공간이 존재한다. 대기 공간에서 SNS 공유 이벤트가 진행되는데, SNS나 커뮤니티에 에픽세븐 미라클 메이드 카페 킹덤 방문을 인증하고 캡슐 뽑기를 진행할 수 있다. 뽑기에서 나온 캐릭터의 사인 텀블러를 제공하고, 그 안에 젤리빈 등 간식을 넣어준다. 대기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였던 공간.
입장하는 모든 이용자에게는 스탬프 티켓을 지급하고 있었다. 스탬프 티켓에 표기된 미션 4종을 모두 달성하면 한정판 ‘루나’ 피규어 외에 미라클 메이드 킹덤 스페셜 굿즈를 받을 수 있는 스크래치 쿠폰을 증정한다.
카페는 1층의 ‘팝업 카페 존’과 2층의 ‘메이드 카페 존’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팝업 카페 존에서는 굿즈샵과 포토존, 현장 이벤트, 스페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다.
굿즈샵에는 아티팩트 카드와 캔뱃지, 봉제인형, 수면 안대, 향수, 장패드, 캡모자, 후드티 등 다양한 상품이 존재했다. 그중 아크릴 디오라마와 무드 등의 퀄리티가 상당했으며, 다수의 유저들이 굿즈를 구경하고 구입했다.
백미는 최초 공개된 에픽세븐 트레이딩 카드게임 ‘크로스카드 에픽세븐 TCG’다. 굿즈샵 앞에 플레이 방법과 실제 카드 플레이 장면을 구현해놨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까지 제공했다.
카페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 중이었다. 1층의 특별 공간을 제외하면, 일반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고 자유롭게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판매하는 음식과 음료 모두 에픽세븐의 캐릭터들을 이미지화했으며, 콘셉트에 맞춰 식음료를 판매하는 것으로 보였다.
“모에모에 큥!” 코스프레 모델들의 깜짝 이벤트
이제 대망의 ‘메이드 카페 존’ 2층으로 올라갈 시간. 2층 계단 벽면에는 에픽세븐 내 4명의 캐릭터가 반겨주는데, 이들 4명의 캐릭터로 분한 코스프레 모델들이 유저들을 맞이한다.
모델 ‘주아’, ‘푸르’, ‘토미아’, ‘빛베리’가 각각 ‘라이아’, ‘에너제틱 메이드 클로에’, ‘타마린느’, ‘뮤즈 리마’로 변신해 “계승자님, 어서오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데, 너무 어색해 눈도 못 마주치고 겨우 고개만 숙여 인사했다.
코스프레 모델들의 자기소개와 동시에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행사는 오므라이스 케첩 아트, 이벤트, 메이드 공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에 무대가 있고 주변에 1인 테이블이 약 10여개 정도가 놓여있는데, 지정된 자리에 앉아서 메이드들에게 서빙을 받으면 된다.
메이드들은 계승자들의 테이블에 놓여진 오므라이스에 에픽세븐 캐릭터나 요청하는 그림을 케첩으로 그려준다. ‘클로에’ 코스프레 모델이 본인의 무기인 망치를 그려주고, 어떠냐고 묻길래 “너무 잘 그리셨다”며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케첩 아트를 완성하고 나서는 모두에게 맛있어지는 주문 “오이시쿠나레(맛있어져라)~모에모에 큥(심쿵)”을 외쳐준다. 민망해서 식은땀이 흐르지만 괜시리 웃음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왜일까.
오므라이스를 먹고 있으면 코스프레 모델들이 자리로 찾아와 명함을 건네며 인사한다. 이때 셀카 요청이나 스몰 토크가 가능하다. 단, 규칙이 있다. 요청사항이 있다면 “냥냥”이라고 불러야 한다. ‘저기요’나 ‘메이드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금지된다. 휴지가 필요했는데, 도저히 부를 용기가 나지 않아 소매로 닦았다.
이후 추첨을 통해 ‘1:1 폴라로이드 사진찍기’가 진행됐다. 운 좋게도(?) 당첨돼 ‘라이아’ 코스프레 모델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모델의 요청으로 귀여운 포즈를 취해야 해서 또다시 식은땀이 흘렀다.
마지막 이벤트로 메이드 공연이 펼쳐졌다. 4명의 코스프레 모델들이 미라클 메이드 킹덤에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데, 생각보다 높은 퀄리티와 이들의 프로 정신에 감탄만 나올 뿐이었다.
공연이 끝나면 행사가 종료된다. 모델들은 ‘계승자의 외출’이라 인식하고,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 대신 “다녀오세요”라며 배웅한다.
카페에서 나오니 오히려 현실 세계가 어색하다. 게임 속 세계 혹은 일본 아키하바라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신선하고 색달랐다. 와이프를 제외한 모든 지인에게 ‘메이드 카페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극찬했다.
어색함은 신선함으로, 민망함은 친숙함으로 만들어준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의 노력이 한층 더 돋보여 에픽세븐의 팬들이 부럽기만 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