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보일러 기업의 끝없는 도전
‘생활 건강’에서 ‘생활 가전’으로 확장
320조 규모 글로벌 냉난방 시장 공략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이번에는 보일러에서 시작해 숙면사업으로, 다시 생활가전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는 경동나비엔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국내 보일러 업계의 대표주자인 경동나비엔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SK매직의 영업권 일부를 인수하면서 주방가전 사업을 강화하는가 하면, 숙면매트와 온수기, 환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분야에도 힘쓰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320조원 규모 냉난방공조(HVAC)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현재 1조원 대의 매출 규모를 2025년까지 2조원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까지 공개하면서 말이다. 2조원 시대를 위한 준비 작업은 어디까지 진행 중일까.
SK매직 영업권 품고 주방가전 사업 ‘속도’
경동나비엔은 지난 3일 SK매직의 가스·전기레인지·전기오븐 사업 영업권을 약 400억원에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 계약은 다음달 중 체결될 예정이며, 중대한 해제사유 없이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경동나비엔이 SK매직 측에 매매대금의 12.5%인 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계약이 성사되면 SK매직이 납품하기로 예정된 건설사 수주 현장에 대한 납품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은 이번 영업권 인수로 주방가전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미 지난 2021년부터 에어후드와 지난해 6월 전기 쿡탑 등을 출시하는 등 주방가전 제품을 확대하는 상황이었고, SK매직이 해당 사업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SK매직의 연간 매출액 1조원 중 약 2000억원이 가전사업부에서 발생하는데, 이번 인수 대상 사업만 따지면 약 10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동나비엔의 신규 파이프라인이 하나 더 생기면서 사업의 숨통을 틔워줄 계기다.
‘생활건강-생활가전’ 시너지 노려
경동나비엔이 주방가전 사업 확대에 나선 것은 보일러, 온수기, 숙면매트 중심의 사업구조를 생활가전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생활 건강에 중요한 실내 공기질 관리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미세먼지나 입자형 유해물질, 가스형 유해물질 등의 관리가 가능한 환기청정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주방가전 사업에 진출한 것도 요리 시 발생하는 요리매연 등 오염물질을 관리해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주방가전과 환기청정기 연동을 통해 요리매연을 집중 케어하고, 실내 공기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 경동나비엔은 이번 주방가전 사업 확대로 환기청정기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동나비엔은 공기질 관리 솔루션을 위해 실내 유해물질 제거 전문 기업 ‘공기수비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환기청정기 렌탈케어 서비스와 공기수비대의 습식 베이크아웃 시공을 패키지로 판매함으로써, 새집증후군을 해결하고 통합적인 공기질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숙면매트’ 사업에도 진심이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숙면매트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데 여념이 없다. 우선, 침구 전문브랜드 ‘알레르망’과 손잡고, 알레르망 전국 매장 240개점에 ‘나비엔 숙면매트 온수’를 전시했다. 더욱 쉽게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공유오피스 업체인 ‘스테이지나인’, 워케이션 플랫폼인 ‘디어먼데이’와 각각 제휴를 맺고, 나비엔 숙면매트 오프라인 체험존을 오픈했다. 오는 3월 말까지 운영되는 체험존에는 나비엔 ‘숙면매트 온수’와 ‘숙면매트 카본’이 설치된다. 일상 속 숙면 니즈가 있는 공간에 숙면매트를 비치해 더 많은 고객이 쉽게 최적의 숙면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체험존 마련의 목적이다.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 진출…매출 2조 꿈꾼다
경동나비엔은 320조원 규모의 냉난방공조(HVAC) 시장을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점찍었다.
HVAC은 난방과 냉방, 환기 등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북미 지역의 주된 난방 방식인 ‘퍼네스(Furnace)’가 대표적이다. 온수로 바닥을 데우는 보일러와 달리 연소 배기가스로 공기를 가열해 실내로 공급한다.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를 출시하고, HVAC 솔루션을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와 ‘히트펌프’ 등 신사업을 통해 북미 메인 난방 시장을 공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생산설비 확장도 진행 중이다. 현재 연간 200만대 생산규모 서탄공장을 2026년까지 연간 439만대 수준으로 확장한다. 또, 이르면 2026년까지 북미 현지 생산시설 구축도 추진한다.
경동나비엔은 이를 통해 2025년 2조원, 2032년 10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 부사장은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로 북미 난방 시장에 새로운 도전의 서막을 올렸다”며 “이번 출하를 시작으로 북미 메인 난방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가며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 공략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NB뉴스=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