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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한체육회, 최숙현 사건 관련자 ‘솜방망이 징계’ 6개월 후 문체부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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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황수오기자 |  2023.12.07 11:15:21

문체부 중징계 요구 뒤집고 솜방망이 처벌

징계 후 6개월 지나서야 문체부에 서면보고

국회 문체위 의원들 “체육회에 책임 묻겠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맨 오른쪽)이 2020년 7월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통렬히 반성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자신의 동영상 장면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에도 불구하고 면책(免責)하거나 경징계한 뒤, 6개월이 지나서야 문체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국회는 이 사안을 다시 들여다 보기로 했다. (CNB뉴스=황수오 기자)


 

 

‘故 최숙현 선수 사건’은 체육계 내 가혹행위로 인해 최 선수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건이다. 


최 선수는 지난 2020년 6월 26일 팀닥터, 감독, 선배로부터의 거듭된 폭력에 못 이겨 22세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최 선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대한체육회, 검찰, 경찰 등 여러 기관단체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이 쇄도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약속했다. 국회도 적극 나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최숙현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사건을 조사한 문체부는 그해 8월 대한체육회에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문체부는 문체부 체육국장을 보직 해임한 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엄중 경고’를 내렸다. 또 대한체육회가 김승호 사무총장을 해임하고, 센터장에게 ‘중징계’, 상담사에게 ‘경징계’를 내려 줄것을 요청했다. 이들이 최 선수가 사망에 이를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문체부는 “최 선수 가혹 행위 관련 진정사건은 대한체육회 등 체육 단체의 안일하고 소극적인 대응과 부실 조사 등 선수 권익 보호 체계의 총체적 부실과 관리 소홀로 인해 적기에 필요한 구제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문체부가 징계를 요구한 이후 6개월이 지난 2021년 2월이 되어서야 징계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대한체육회는 문체부가 해임을 요구했던 김승호 사무총장에게는 ‘면책’ 조치를, 중징계를 요구했던 센터장에게는 ‘견책’ 조치를, 상담사에게는 ‘경고’ 조치를 각각 내렸다. 모두 솜방망이 처벌로 끝낸 것이다. (관련기사: [단독] 대한체육회, ‘고 최숙현 사건’ 문체부 징계요구 뒤집어…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이사회 결의라 할 말 없다”)

 

고 최숙현 선수는 2020년 6월 26일 모친에게 “엄마 사랑해, 그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CNB뉴스 후속취재 결과, 대한체육회가 징계(이사회) 결과를 6개월이 지난 2021년 8월에서야 문체부에 서면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행정기관 자체감사기준법 26조에 따르면, 개선요구를 받은 기관은 2개월 안에 적정 조치를 하고 그 결과를 상급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징계 결과를 6개월이나 지나 문체부에 보고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CNB뉴스에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이 이사회(징계 결정 회의)에 배석했기에 이미 문체부에서 인지했다고 판단해 서면보고 시기가 늦어진거 같다. 그때 이것 말고도 다른 감사 건들이 있다보니, 부서별로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과 인사이동 등으로 인해 행정적 절차가 지연됐다.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실무자들의 일처리가 늦어진 것이지 고의적으로 (문체부에) 보고를 늦춘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체부는 이처럼 대한체육회가 중징계 요구를 뒤집고 결과보고도 제때 하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문체부 감사과 관계자는 CNB뉴스에 “감사규정에 따라 산하기관에 징계요구만 내릴 수 있을 뿐, 산하기관이 결정한 징계에 대해 간섭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전했다.

 

최 선수 사건 당시 일명 ‘최숙현 방지법’을 발의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CNB뉴스에 “최숙현 선수 사건은 국회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을 만큼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라며 “상임위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면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같은 상임위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CNB뉴스에 “앞으로도 있을지 모를 제2 제3의 최숙현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건 직접 가해자의 처벌만큼 대한체육회 관련자들의 문책도 중요하다”며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상임위에서 대한체육회의 의도적 면피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CNB뉴스=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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