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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새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도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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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민기자 |  2023.09.21 09:51:27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장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사진=손정민 기자)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로운 작품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1일 문학계에 의하면 ‘1Q84’ ‘기사단장 죽이기’ ‘상실의 시대’ 등으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도 발표와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은 그의 저력을 다시 확인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던 중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장편으로 정리한 작품이다. 그는 보통 문예지에 발표한 글들을 대부분 단행본으로 엮었기 때문에, 1980년에 공개했던 이 작품이 출간되지 않은 것이 팬들 사이에서 미스터리로 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40년 전에 발표했던 중편소설을 3년 동안 보완해 총 3부로 구성된 장편으로 재탄생시켰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17살 남고생인 나와 16살 여고생인 너가 고교생 에세이 대회에서 만나 좋아하게 되고, 어느날 소녀가 진짜 내가 사는 곳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그 도시 안이고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며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것이라는 말을 한다. 나는 소녀의 도시 이야기에 빠져들지만, 소녀가 사라진다. 나는 소녀가 말하는 높은 돌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로 향하고, 우람한 문지기는 도시에 들어가려면 그림자를 버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나는 그림자를 버리고 도시에 들어가 꿈 읽는 이가 되어 생활하는 등의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스토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봉쇄되기도 했던 세계 여러 국가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나와 그림자는 서양철학사에서 논의되는 이데아와 그 반영인 그림자 같은 존재들에 대한 철학적 개념으로, 진실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어 보인다.

 

서울 성수동에서 열렸던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팝업스토어 ‘무라카미 하루키 스테이션’. (사진=손정민 기자)

팝업스토어도 열렸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출간한 문학동네는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무라카미 하루키 스테이션’을 지난 17일까지 운영했다. 성수동 주택가 골목 한쪽에 마련한 팝업스토어는 일본 기차 정거장 분위기로 만들어졌다. 새 장편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과 이전 작품인 ‘1Q84’와 산문집 등이 자리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니 우선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공간이 크지 않아 줄을 서야 했다. 현실, 비현실이라고 적힌 무라카미 하루키 스테이션 미니 복권을 나눠주고 동전으로 긁으면, 책갈피나 포스터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책갈피에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속 명문장들이 적혀 있었다. ‘이 세계에서 마음에 비밀을 품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것은 사람이 이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등의 문장이었다.

내부에는 그의 다양한 책들과 함께 레코드 음반도 몇 장 쌓여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인 ‘상실의 시대’의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인데, 이는 영국 밴드 비틀즈의 실제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라는 음악에 대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생으로 1979년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올해 74세로 적지 않은 나이라, 문학계에서 흔하지 않은 이번 팝업스토어는 그의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도 담은 것으로 보였다.

만화책도 나온다. 비채는 오는 10월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만화선 세트’를 출간할 예정이다. 알리딘에서 북펀딩을 진행했으며, ‘빵가게 재습격’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셰에라자드’ ‘버스데이 걸’ ‘사랑하는 잠자’ ‘어디가 됐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 ‘일곱 번째 남자’ ‘잠’ ‘타일랜드’ 등 독특한 상상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그의 단편 9편이 만화로 출간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노벨문학상,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콩쿠르상은 아직 받지 못했다. 대신 일본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 문학상, 요미우리 문학상, 해외에서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 예루살렘상, 스페인예술문학 훈장, 안데르센 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는 국내에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일인칭 단수’ ‘태엽 감는 새 연대기’ ‘해변의 카프카’ 등과 여러 권의 에세이, 르포 등이 번역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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