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 한강 소설가에 이어 수상에 성공할지 관심을 받고 있다.
21일 문학계에 의하면 천명관 소설가의 장편 ‘고래’가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숏리스트(최종후보) 6편 안에 들었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는 2004년 국내에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은 작품이다. 2020년 김지영 번역가가 영어 번역을 시작했고, 올해 초 영국에서 출간됐다. 국내에서 발표된지 19년만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게 됐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한강 소설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을 받았고, 2018년 ‘흰’으로 다시 최종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정보라 작가가 ‘저주토끼’로 최종후보에 올랐다. 황석영 ‘해질 무렵’,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은 롱리스트(1차 후보)에만 올랐다.
우리 작품이 부커상 최종후보에 2년 연속 오르면서, 천명관 작가가 수상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고래’는 한국의 외딴 마을에서 살아가는 노파, 금복, 춘희 3명의 여성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다. 부두, 평대, 공장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빠른 산업화로 다양한 시기의 삶을 살아온 여성들의 인생을 다루고 있는데, 살인과 방화 등 강렬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명관 작가는 이 작품을 큰 여성의 이미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숏리스트를 영국 런던 북도서전에서 발표한 레일라 슬리마니 심사위원장은 ‘고래’에 대해 전에 본 적 없는 플롯으로 소설을 읽으면 스토리텔링의 기쁨과 에너지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명관 작가는 1964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으며, 문학동네 신인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등을 발표했다.
영화와도 인연이 깊다. 영화 ‘북경반점’ ‘총잡이’ 등의 시나리오를 썼고, 지난해 정우, 김갑수 등이 주연한 영화 ‘뜨거운 피’를 연출하며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차기 영화로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비영어권 작가의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이 상에는 천명관 작가의 ‘고래’ 외에 가우즈 ‘스탠딩 헤비’(코트디부아르),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타임 쉘터’(불가리아), 과달루페 네텔 ‘스틸 본’(멕시코), 마리즈 콩데 ‘신세계의 복음’(프랑스), 에바 발타사르 ‘볼더’(스페인)가 숏리스트에 올랐다. 작가와 번역가가 함께 상을 받으며, 수상작은 오는 5월 23일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