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에코’ 사업 속도
수소·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생태계 구축
남미·동남아에선 온실가스 감축 사업 추진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은 ESG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 기업’이 되겠다며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꿨다. 2년여가 지난 현재 SK에코플랜트는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동남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저감을 위한 다양한 에코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친환경기업’으로 변신을 완료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올해 들어 SK에코플랜트가 ‘글로벌 에코 비즈니스’에 한층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1년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면, 올해는 글로벌 조직을 확대해 명실상부 ‘글로벌 환경·에너지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2월 1일 ‘2023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실시, 환경사업 부문을 ‘글로벌에코 BU’(Business Unit)와 ‘국내에코 BU’로 재편했다. 글로벌에코 BU는 해외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국내에코 BU는 사업개발 기능 강화 및 업스트림 영역 확장을 통해 시장 선도기업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취지였다.
에너지 사업 분야도 기존 에코에너지 BU 산하에 분산에너지사업담당, 글로벌에너지담당, 미주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연료전지 기반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소 및 수전해 사업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해외시장 선점 및 성장성 확보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었다.
글로벌 시장서 ‘친환경 영토’ 확장
이처럼 전열을 가다듬은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해외기업들과 협력하거나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영토’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활동은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2월 인수한 글로벌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E-폐기물) 전문기업 ‘테스’(TES Envirocorp Pte. Ltd)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테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E-waste 분야 선도기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거점을 보유하고 모든 분야에 걸친 밸류체인을 확보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북미,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총 21개 국가에서 43개의 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21일 SK에코플랜트는 테스, 태국 SCG 인터내셔널과 함께 태양광발전을 활용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 협업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CG는 건설·석유화학·시멘트·제지 등의 사업을 보유한 태국 2위 그룹이다.
테스와 SCG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ESS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재생에너지 기반 ESS 시스템 구축 및 실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기차, 중장비 등 SCG가 사용한 뒤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하는 모델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테스는 미국 시장에서도 활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일 SK에코플랜트와 테스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약 3700㎡ 규모의 ITAD(IT Asset Disposition, IT자산처분서비스) 전용 공장을 준공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라스베이거스 공장은 시애틀, 애틀랜타, 프레드릭스버그에 이은 테스(TES-USA)의 4번째 미국 거점으로, 스마트폰, PC 같은 IT 기기부터 데이터센터 장비에 이르기까지 각종 IT 자산들을 처분할 때 그 안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완벽하게 파기하는 ITAD 작업을 주로 진행한다.
북미 연료전지 프로젝트 잇달아 마무리
연료전지 시장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SK에코플랜트의 북미법인 SK에코플랜트 아메리카스(SK ecoplant Americas)는 최근 글로벌 연료전지 선도기업 블룸에너지(Bloom Energy)와 손잡고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 지역에 위치한 스탬퍼드(Stamford) 병원과 툴리(Tully) 보건소(Health Center) 등 스탬퍼드헬스가 보유한 시설 2곳에 총 2.7MW 규모 연료전지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연료전지는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분산전원이다. 화석연료와 비교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이 현저히 적고, 좁은 부지에서도 고효율 전력 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연료만 공급하면 전력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태양광 등 다른 재생에너지원이 갖는 간헐성 문제에서도 자유롭고, 도심지 등 전력수요지에 직접 설치, 운영함으로써 전력 계통 신설 부담도 적다.
지난달 27일 SK에코플랜트 이화전기공업과 함께 정전 등 유사시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연료전지 연계형 무정전 전원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 신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무정전 전원장치(UPS)는 정전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전원공급장치지만 비상상황이 길어질 경우에는 전력공급이 끊길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직류변환장치’를 활용하면 정전 시에도 연료전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필수설비에 즉각적,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매립가스 포집해 연료로 활용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에서는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술지원, 투자, 시설설치 등을 통해 국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해당 감축실적 중 일부를 국내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2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기후변화 공동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매립가스 포집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폐기물 매립장에서 대기로 방출되던 매립가스를 포집 후 소각·발전해 메탄(CH₄)을 감축하는 사업으로, 폐기물 분해 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해 소각하거나 발전연료로 활용하면 많은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차 개발 대상지역은 볼리비아, 페루 등 남미 지역으로, 다량의 매립가스 포집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남미는 대체로 강우량이 적고 기온이 높으며, 매립장 내 유기물 매립 비중이 높아 매립가스 발생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차 개발 대상지역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이다. 동남아는 많은 강우량으로 인해 침출수가 많아 혐기성 소화가 어려워 매립가스 포집에 어려움이 있지만, 기존 매립지를 위생화 전환 작업을 통해 개선한 이후 매립가스 포집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 SK오션플랜트를 통해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AI 소각로 기술을 베트남에 수출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친환경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글로벌 기업 기후변화대응 평가기구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탄소경영 특별상’을 2년 연속 수상하고, 국내 업계 최초로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온실가스 감축목표 검증을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성녀 SK에코플랜트 ESG추진 담당임원은 “지난해 이어 꾸준히 쌓아온 SK에코플랜트의 환경사업과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 대표 환경기업으로써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