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소설가의 ‘고래’가 영국 부커상을 수상할지 관심을 받고 있다.
23일 문학계에 의하면 천명관 소설가의 장편 ‘고래’가 최근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롱리스트(1차 후보)에 올랐다.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숏리스트(최종 후보) 6편은 오는 4월 18일 공개되고, 수상작은 5월 23일 영국 런던에서 발표된다.
우리나라 작가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다섯 명째이다. 2016년 한강 소설가가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다시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2019년 황석영 작가가 ‘해질 무렵’으로 1차 후보에 올랐고, 지난해 정보라 소설가가 ‘저주토끼’로 최종 후보, 박상영 소설가가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1차 후보에 올랐다. 최종 수상자는 한강 소설가가 유일하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는 2004년 국내에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은 작품이다. 발표한지 19년만에 영어로 번역한 김지영 씨와 함께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영어 번역 책은 올해 초 해외에 소개됐는데, 고래 소녀로 사랑을 받은 스카이티브이(KT 계열사)의 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바람으로 시차를 두고 번역된 것으로 보인다.
부커상은 스웨덴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부커상 본상은 영어권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주어지며,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작품 중에 영어로 번역된 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강 소설가가 받은 상도 2005년 신설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이다.
천명관 소설가의 ‘고래’는 우리나라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노파, 금복, 춘희로 이어지는 세 명의 여성과 그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급속한 산업화를 겪으며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두, 평대, 공장 3부로 이뤄져 있다. ‘훗날, 대극장을 설계한 건축가에 의해 처음 그 존재가 알려져 세상에 흔히 붉은 벽돌의 여왕으로 소개된 그 여자 벽돌공의 이름은 춘희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천명관 소설가는 1964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으며, 다양한 직업으로 일하다가 영화 ‘북경반점’ ‘총잡이’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40살에 처음 쓴 단편소설 ‘프랭크와 나’로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 2015년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그는 ‘고래’ 외에도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유쾌한 하녀 마리사’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등을 발표했다. 지난해 정우, 김갑수 등이 주연한 영화 ‘뜨거운 피’를 연출하며 영화감독으로도 데뷔했다. 차기 연출 영화로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