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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예기] LG전자, ‘전장·로봇’ 타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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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3.03.22 09:27:01

전장·로봇시장 급속히 커져
핵심성장동력 삼아 ‘총력전’
미래먹거리 효자노릇 ‘톡톡’

 

어린이들이 경남교육청 창원도서관에서 운영 중인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이용해 음성으로 도서를 검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주>


 


#1. 지난 2017년 인천국제공항에 똑똑한 안내자가 나타났다. 그는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공간을 구석구석 누비며 방문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가령 “약국 어디야?”라고 질문하면 배에 달린 화면에 위치를 띄워 알려줬다. 오지랖도 넓어서 앞서 가며 목적지까지 안내하기도 했다. 공항 내 시설물 위치와 제반사항을 꾀고 있기에 가능한 일. 그는 외국어 능력자이기도 했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알아듣고 응답했다. 지금은 동료도 많아지고 일하는 곳도 늘었다. 그들은 도서관, 병원, 박물관 등에서 일한다. 이 같은 로봇 일꾼을 공급한 ‘인력사무소’는 LG전자다.

#2. 지난 8일 LG전자는 베트남에서 운영하던 R&D센터를 공식 법인으로 승격시켰다. 고속 성장 중인 전장(자동차 전기장치부품) 사업 강화가 목적이었다. 앞으로 베트남 R&D법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증을 담당한다. 이 시스템은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에 쓰여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인적 규모도 확장한다. 현재 750여 명인 베트남 R&D법인의 전장부품 관련 개발인력을 2024년까지 1000명 수준으로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로써 ‘전장’을 타고 앞으로 빠르게 나아갈 밑그림을 완성한 셈이다.

 

LG전자의 클로이 가이드봇이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수어 해설을 하고 있다. 왼쪽 상단 사진은 수어해설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이미지 컷. (LG전자 제공)

 


일할 곳 늘려온 똑똑한 일꾼 ‘LG 클로이’



LG전자가 그리는 설계도에는 두 가지 큰 도안이 자리하고 있다. 로봇과 전장이다. 각각 고도화와 공급, 투자와 협력이란 전략으로 탄력을 붙이고 있다.

LG전자는 2017년 가이드봇을 선보인 이후 로봇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왔다. 현재 ▲가이드봇을 비롯해 ▲서브봇(서랍형/선반형) ▲UV-C봇 ▲캐리봇 ▲잔디깎이봇 등 총 5종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현장에서 탁월한 노동력을 제공하며 이력을 쌓고 있다.

현장과 상황에 녹아드는 ‘맞춤형 일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취업할 곳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예컨대 지난 1월 경남교육청 창원도서관에 등장한 LG 클로이 서브봇 3대는 도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문객이 원하는 도서나 저자명을 말하면 비치된 곳까지 안내하고 다른 책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어린이나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책 운반도 도와준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클로이 서브봇과 가이드봇은 맡은 역할이 많다. 의약품 및 의료기구 배송, 심야 시간대 순찰, 방문객 안내 등을 두루 담당한다.

국립공주박물관과 국회박물관에서 활동하는 클로이 가이드봇은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사회적 약자를 고려해 부여받은 기능이다. 청력이 약한 관람객에게는 수어 해설과 자막을 보여준다. 거동이 불편한 관람객에게는 휠체어 전용 경로를, 유아를 동반한 관람객에게는 유모차 경로를 안내한다.

이처럼 LG전자는 지속해서 로봇들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경도 넘었다. 일본 최대 쇼핑몰인 이온몰에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공급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가 베트남에 운영 중이던 R&D센터를 공식 법인으로 승격시키고 전장사업을 강화한다.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LG전자 베트남 R&D법인 개소식’에 참석한 (왼쪽 두 번째부터)LG전자 베트남 R&D법인장 정승민 책임,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오영주 대사, LG전자 VS연구소장 이상용 전무 (사진=LG전자)

 


 

모터 단 전장, 핵심 동력으로



잠재력에서 폭발력으로. 지난해 LG전자의 전장사업을 요약하는 말이다. 당해 LG전자의 매출이 처음으로 80조 원을 넘어섰는데,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의 성장이 큰 몫을 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 가운데 전장 사업의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모터를 단 격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초석도 다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제 공인시험인증기관인 TUV라인란드로부터 차량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인증을 완료했다. 의미가 크다. 이는 고객사들에게 신뢰받을 근거와 공급할 자격을 동시에 획득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렇다.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지난 2020년 6월 차량 사이버보안 관련 법규인 ‘UNECE R-155(UNECE Regulation No.155: Cybersecurity Regulation)’를 채택하고 2021년 1월 공식 발효했다.

이에 따라 2022년 7월 이후 개발에 들어가는 모든 자동차는 해당 법규에 따른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인증을 받아야 유럽경제위원회 협약국에 출시할 수 있다. 유럽경제위원회에는 유럽연합,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의 56개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인증을 통해 LG전자는 유럽경제위원회 회원국에 차량을 판매하는 완성차 고객들에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텔레매틱스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Magna)와 올해 초 손잡고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기술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기술력과 마그나가 보유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및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통합해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필수 인증이 된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SMS) 인증을 획득했다. 이로써 글로벌 전장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VS사업본부장 은석현 부사장(왼쪽)이 TUV 라인란드 코리아 프랭크 주트너 대표로부터 인증서를 받는 모습 (LG전자 제공)

 


“액셀 밟을 일만 남았다”



이처럼 신사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포트폴리오도 강화됐다.

지난해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TV 수요 감소로 인해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주춤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에 다소 흔들릴 뻔 했지만 전장이 치고 올라오면서 힘을 얻게 됐다.

이와 함께 공들이는 로봇의 미래도 밝아 탄력은 더욱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조사를 보면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8600억 원이었다. 앞으로는 그야말로 고공비행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2조 8000억 원까지 클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주력사업 자리를 넘보는 전장의 시계는 올해 더욱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열린 ‘CES2023’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전장 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흑자 전환)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가서 액셀을 밟을 일만 남았다.”​ 대도약은 시작됐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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