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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왜 콕집어 ‘채권 투자’ 권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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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3.02.08 09:45:23

“KB의 투자철학은 고객 자산 지키는 것”
불확실성 클때는 ‘한방’보다 ‘안정’택해야
채권투자로 금리·수익 ‘두마리 토끼’ 잡기
‘금융권 거장’의 조언에 시장·투자자 주목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31일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린 ‘KB 인베스터 인사이트 2023’ 컨퍼런스에서 직접 투자설명을 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3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 소통의 달인, 역대급 실적의 주인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을 지칭하는 수식어는 한둘이 아니다. 고교 졸업 후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해 반세기 동안 ‘고졸 출신’ 샐러리맨 신화를 써온 그가 돌연 투자컨퍼런스를 열고 직접 연단에 서서 ‘채권 투자’를 강조했다. 이유가 뭘까? (CNB뉴스=도기천 기자)


 

 

“변동성 장세에서는 주식이나 대체 자산보다 채권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

‘금융권 거장(巨匠)’으로 불리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콕 집어 ‘채권’을 권했다는 점에서 금융계는 물론 투자자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윤 회장은 KB금융그룹이 지난달 31일 개최한 새해 경제전망 및 투자컨퍼런스 ‘KB 인베스터 인사이트 2023’에서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채권 투자를 적극 추천했다. 금융기관 수장이 직접 투자설명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윤 회장은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주식과 채권이 동반 부진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정소득형 상품인 채권을 보유하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를 분산하는 ‘하이브리드형’ 자산 배분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글로벌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안 하늘 높이 치솟던 환율은 최근 급락세로 돌아섰다. 불과 2개월 전까지만 해도 1500원을 향해 달리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25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태. 이는 금리에 영향을 끼쳐 가파르게 오르던 시중금리가 안정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의 환차익이 줄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도체 수출마저 급감하면서 무역수지가 지난달 126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다. 여기에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내수경기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처럼 한국경제 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국면에 처하자, 윤 회장이 별다른 리스크없이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채권시장에 주목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윤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높은 투자 열기나 부동산으로의 자산 배분 쏠림현상 등 한국에선 투기에 가까운 투자 형태가 발생했다. 투자는 큰 자본이득을 얻기보다는 꾸준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올해 69세인 윤 회장 지난달 6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경영진 대상으로 직접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금리와 채권가격 반대로 움직인다”



금융투자 전문가들 또한 윤 회장의 견해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20여년간 수많은 오피니언리더들을 상대해온 정세현 경영컨설턴트(티볼리컴퍼니 대표)는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가령, 만기 때 5%를 주는 채권에 투자한 뒤 시장금리가 올라 채권금리가 7%가 됐다면, 5%짜리 채권은 수요를 잃게 돼 값어치(채권가격)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시장금리가 내려가 3%가 됐을 경우 5%짜리 채권은 수요가 몰려 채권가격이 오르게 된다.

정 대표는 CNB뉴스에 “시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금리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이는 곧 채권 수익이 점차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금리 하락기에는 애초 약정된 채권금리에 더해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윤 회장은 바로 이런 시장 흐름을 보고 채권 투자를 권한 것이다. 윤 회장은 “올해와 같이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긴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거장의 조언…금융시장 ‘촉각’



윤 회장의 투자 조언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런 시장 상황에 더해 그의 풍부한 실전 경험이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해 국내 1위 금융지주의 수장에 올라 10년째 그룹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1채널’(옛 국민은행)이나 ‘2채널’(옛 주택은행) 출신에 속한 토종 ‘KB맨’은 아니지만, 국민은행 부행장과 KB금융 부사장 등을 거치며 성과를 인정받아 첫 내부출신 지주회장이 됐다.

윤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비은행 강화 전략을 추진했다. 이 결과 은행·비은행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이 완성됐고, ‘만년 2등’을 벗어나 마침내 국내 1위 리딩금융그룹으로 올라섰다.

이는 실적 성적표로도 확인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2조75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1년 전보다 11.4%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1조9693억원으로 순영업이익(7조4111억원)의 26.6%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KB금융그룹 여의도 신사옥 전경. (KB금융 제공)

특히 윤 회장은 ‘고객중심의 소비자 금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KB의 모든 역량을 여기에 투입해 왔다. 이번 투자 컨퍼런스에서도 윤 회장은 “KB금융의 투자철학은 고객 중심을 최우선 가치로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 기반의 안정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현재 KB는 소매·상업금융부문에서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투자금융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윤 회장의 이런 성공 스토리가 최근의 경기상황과 겹쳐지며 그의 채권투자론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과거 증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채권, 주식 등에 대해 윤 회장이 직접 강하게 언급한 것은 KB금융이 KB국민은행 중심에서 벗어나 은행-증권-카드-보험 모두를 아우르는 탄탄한 1위 금융지주라는 점을 부각한 의미가 있다”며 “디지털 혁신에 주력해온 윤 회장으로서는 본격적인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시대를 맞아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정보를 알리며 고객과 소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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