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물류’ 보급해 운송 효율화
배송 최적화로 이동수단 온실가스↓
비용 줄이고 친환경 한몫 ‘일석이조’
데이터센터에는 '에너지 저감' 확대
IT서비스 분야 브랜드평판 1위, 다우존스 World 지수 신규편입, ESG 가치창출 6조원 돌파 등 국내 IT업계를 리더하고 있는 삼성SDS가 물류 혁신을 통한 탄소배출 절감에 전사적인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휘봉은 삼성그룹의 대표적 연구전문가 중 한 명인 황성우 대표가 잡았다. 황 대표는 2년전 삼성SDS 사장에 취임한 이래 쉼없이 ‘조용한 혁신’을 진행 중이다. 그의 도전의 끝은 어디일까. (CNB뉴스=도기천 기자)
황성우 대표는 연구자 출신으로 사장까지 오른,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NEC기초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다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겨 타임도메인 나노기능소자 창의연구단 단장을 맡았고, 이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합류해 부원장, 원장을 거쳐 2021년초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교수 출신 외부영입 인사가 CEO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삼성그룹 내에서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그만큼 황 대표의 전문성이 월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첫째도 둘째도 ‘친환경’…글로벌 영토 확장
황 대표는 ESG를 경쟁력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 경영을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은 ‘E(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파괴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탄소발자국(기업 생산활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을 줄이자는 탄소중립 캠페인이 전지구촌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황 대표는 친환경과 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황 대표는 2021년 10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한데 이어, 작년에는 환경경영 TF(테스크포스)를 꾸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담당 임원으로 선정하는 등 ESG 관리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사의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 및 전지구적 탄소배출량 줄이기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는 ‘디지털 물류’와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제시했다.
우선, 디지털 물류 사업은 물품의 운송, 보관, 현지배송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효율화해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자는 게 골자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의 핵심은 자체 물류 플랫폼 ‘첼로(Cello)’다. 삼성SDS의 물류사업은 물품을 직접 운송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들의 물류 관련 업무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삼성SDS는 2021년 10월경 중소·중견기업이 견적-계약-운송-추적(트래킹)-정산 등 물류의 모든 과정을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첼로스퀘어4.0’을 내놨다.
기업들은 제품을 수출할 때 △복잡한 수출입 절차 △물류 운송업체의 견적 지연 △비효율적인 배차 △과다한 운송 경로 △운송 중인 화물의 위치 확인 지연 등을 겪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첼로를 이용하면 국제운송과 로컬운송, 물류센터운영 등 물류 전 구간에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물류 과정이 효율화되면 탄소배출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가령, 적재된 물품의 무게와 부피를 자동 측정하고 다양한 제약 조건을 검토해 출하 계획을 수립하게 되면 팔레트·컨테이너 사용과 트럭 이용 등을 줄일 수 있다. 실제 삼성SDS에 따르면, 첼로 시스템을 적용한 뒤 적재 효율이 10% 개선됐고 팔레트 사용이 5% 줄었다.
운송 경로의 최적화 또한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한몫한다. 배송조건과 라우트를 고려한 자동 배차 계획을 수립하고 최소 이동거리를 찾아 진행하는 식이다. 삼성SDS는 이런 시스템을 적용해 배차 대수를 20%가량 감축했다. 이는 그만큼 탄소배출이 줄었다는 의미다.
이처럼 디지털 물류가 친환경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황 대표는 이 분야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첼로 플랫폼을 보급한데 이어, 향후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최근 해상 물류 가시성 기술을 보유한 미국 물류 스타트업 ‘비전(Vizion)’과 업무협약 및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물류 가시성 기술은 화물의 정확한 출발·도착 시간과 실시간 위치 등 물류 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CNB뉴스에 “IT기술에 기반을 둔 당사의 물류 최적화 서비스를 수출기업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며 “친환경이 곧 경쟁력인 시대인만큼, 이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광·지열 활용해 ‘탄소중립’…다우 월드지수 편입
탄소중립의 또다른 한축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존 데이터센터를 친환경 시설로 바꾸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전문적 관리를 통해 배출 가스를 감축해 나가겠다는 것.
이를 위해 수원, 상암, 춘천 데이터센터에 각각 단계적으로 최신 에너지 저감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이달 초 문을 연 동탄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기술력의 정점이 되고 있다. 동탄 센터는 태양광 패널 등 신재생에너지,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전력효율지수(PUE)를 글로벌 최고 수준인 1.12로 설정했는데, 수원 센터와 비교하면 전력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31%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온실가스 감축율 30% 달성 방안 중 친환경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이 18.7%로 타 항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회사 측은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손실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센터별로 에너지 저감 기술을 확대해 에너지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다양한 노력의 결과, 삼성SDS는 각종 환경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받고 있다. 2014년 전 사업장이 글로벌 환경경영 표준인 ‘ISO 14001’ 인증을 획득했고, 인증을 매년 갱신하고 있다. 춘천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그린데이터센터 인증 플래티넘 등급을 취득했으며, 첼로 스퀘어 역시 우수녹색물류실천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IT서비스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World 지수에 하나금융지주, 아모레퍼시픽, 포스코홀딩스, 기아와 함께 신규 편입됐다. DJSI는 1999년 최초 평가가 시작된 이래 지속가능성 평가와 투자 분야에서 세계적인 공신력을 인정받는 기구다.
(CNB뉴스=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