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각종 정책을 설계했던 핵심 인사들이 다시 뭉쳐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소식에 정통한 한 야권 인사는 16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의 청와대 고위급 정책 라인과 장·차관을 지낸 인사들이 다함께 모여 정책 포럼을 결성하기로 했다”면서 “일단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을 마친 이 포럼은 오는 18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인사는 “이 포럼에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포함됐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 등 고위직을 지낸 이 인사들은 윤석열 정부의 ‘전 정부 지우기’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 포럼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포럼의 명칭은 조선시대 정조를 근거리에서 모신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전남 강진 처소를 일컫는 말인 ‘사의재’(四宜齋)다.
문 전 대통령을 조선 시대 개혁 군주인 정조에, 포럼에 참여하는 인사들은 정약용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의재 상임대표는 문재인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박능후 전 장관이 맡았으며,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조대엽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운영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들은 오는 18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연 뒤 △정치·행정 △경제·일자리 △사회 △외교·안보 4개 분과로 나눠 정책 연구와 공개 토론회 등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이 포럼에 참여하는 한 인사는 통화에서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비판 수위가 옥석 가리기를 넘어 전면 부정으로 치달으면서 포럼 발족을 앞당겼다”면서 “특히 지난 해 대선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여야 대치 속에서 정책은 실종되고 정쟁만 남았다. 특히 문 정부 정책을 둘러싼 왜곡된 주장에 대한 ‘팩트 체크’ 활동부터 가장 먼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대출·세제·청약·전매제한·실거주 의무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완화했으며, 또한 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간 유연화, 친(親) 원전 정책,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도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 탈원전 정책,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정책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포럼에 대표적인 ‘부동산 내로남불’ 논란을 빚은 김상조 전 정책실장을 비롯해 문 정부 초기 부동산 규제 정책을 설계했던 김수현 전 정책실장과 이를 실행에 옮겼던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시 부동산 폭등으로 정책 실패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