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마음을 기록한 ‘미스터 프레지던트’(메디치미디어)를 오는 18일 출간할 예정이라 주목된다.
탁 전 비서관은 5년 동안 지근 거리에서 문 전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계기로 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선임행정관으로 시작해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을 거쳐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일했다.
탁 전 비서관은 재임 중 국가 기념식, 대통령 행사, 외교 행사를 기획, 연출했으며 남북 문화 교류 행사의 총연출 및 남북정상회담의 의전 실무를 담당하는 등 집권 1825일 동안 행사 1195개를 도맡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탁 전 비서관은 각종 행사의 흥미로운 뒷 이야기와 문 전 대통령 사이의 일화 등을 책에 담았다. 대통령의 일정을 책임지고 대통령의 마음을 읽어낸 저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6일 출간을 앞두고 공개한 ‘탁현민이 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1825일’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5년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작년 퇴임 후 제주도에서 만났을 때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께서는 한 번도 저를 편하게 대한 적이 없다. 그래도 대통령을 안 지 12년이 넘었고, 꽤 많은 시간을 같이 일했는데 보통 그 정도 되면 편하게 할 법하지 않나. 근데 심지어 저한테는 반말도 잘 안 썼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사표를 세 번이나 냈다”라며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은 5년 내내 했다. 임기 초 엄청 힘든 일이 많았고 행사할 때마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사람이 버틸 수 있는 한계치가 있는데 그게 바닥을 찍었을 때가 있었다”며 “대통령님이 개인적인 위로를 하시는 분이 아닌데 딱 한 번 저한테 관저에서 밥을 먹자고 하셔서 난 ‘사표를 내겠다’고 생각하면서 (관저로) 올라갔다”며 “대통령님이 ‘많이 힘들어?’라고 하셔서 ‘네, 많이 힘듭니다’라고 했더니 ‘힘들면 나를 봐’(라고 하셨다)라고 했다”고 과거 한 장면을 떠올렸다.
탁 전 비서관은 “아마 ‘힘들면 내 처지를 봐’ 이런 의미였을 것”이라며 “‘네가 힘들면 나만큼 힘들어?’라는 의미도 있을 거고 ‘나를 생각해서 더 참아줘. 열심히 일해줘’라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탁 전 비서관은 “아무리 자기가 높은 지위에 있어도 개인적인 유대감을 강조하려는 게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인데 단둘이 있어도 본인은 대통령이고 나는 의전비서관. 그 안에서 모든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면서 “이 일화가 아마 문재인이란 한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현실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탁 전 비서관은 ‘민간인 신분의 문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땐 어떤 느낌이었냐’라는 질문에 “완전 달랐다. 약간 당황했을 정도”라며 “청와대에서 일할 동안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문 전 대통령이) 뭘 먹고 싶다. 어딜 가고 싶다. 쉬고 싶다’고 한 적이 없었으나 (지난해 여름 휴가지에서)이런 얘기들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탁 전 비서관은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좀 낯설었다”며 “‘이분이 대통령이 아니라 한 시민으로, 한 사람으로, 또 누군가의 아버지로, 선배, 선생님 같은 분으로 돌아왔구나’하는 생각에 좋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그랬다 기분이 묘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탁 전 비서관은 지난 해 8월 문 전 대통령 부부는 휴가차 제주도를 찾아 해수욕장을 비롯해 한라산 등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탁 전 비서관의 출간하는 ‘미스터 프레지던트’는 1부 ‘1825일, 1195개의 대통령 일정’, 2부 ‘대한민국 국가 기념식’, 3부 ‘평화, 먼 길을 간다’, 4부 ‘대통령 순방 수행기’로 나뉘며, 그 사이에 ‘대통령의 휴가’, ‘대통령과 음식 이야기’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