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제조업, 지식서비스업 등 기업들이 떠나고, 사회복지 서비스업, 창고 및 운송 관련 서비스업 등 비지식서비스업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산 산업 기반이 점차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6일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산 전출입기업의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2018, 2019, 2020의 3개 연도의 기업 전출입 내역을 집계한 결과 부산을 나가는 기업이 들어오는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산의 전체 기업 중에 이동한 기업들의 수가 많지는 않고 기업 하나당 크기도 작아서 부산의 경제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수준이다.
부산의 기업이 많이 나간 지역을 순서대로 집계하면, 경남, 경기, 서울, 울산 순이었다. 제조업, 지식서비스, 일반서비스 등 모든 산업영역에서 경남으로 간 기업이 많았다. 경남에 대한 기업 유출은, 부산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양산, 김해 등지의 도시 발전의 영향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으로의 부산기업 유출 현황을 살펴보면, 보통 수도권을 한 덩어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 서울, 인천, 경기로의 기업 이동 특성은 달랐다. 지식서비스가 많이 유출된 지역은 경기였고, 서울은 도소매 등 비지식서비스가 이동한 경우가 많았다.
기업의 나이에 따라 이사 다닌 기업을 집계해 보면 어린 기업일수록 활발하게 움직이며, 특히 이전 기업의 50% 이상이 0-3년 차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기업 이전 또한 중요한 창업 정책 의제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초기 기업의 사업이 안정되면서 기업의 입지가 확고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4-7년 차의 사업 안정기 창업기업의 지역 정착을 목표로 공간적 유인책 제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BISTEP은 보고서를 통해 부산은 제조업, 지식서비스 등 지역의 생산성을 부양할 산업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신성장동력 발굴과 관련 기업 유치에 산업 정책적 관심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ISTEP 이우평 선임연구원은 "다만, 대도시인 부산이 배타적으로 지역 기업을 보호하는 형태의 소극적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금방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가 및 글로벌 산업생태계 관점에서 부산의 산업적 역할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산업들의 조합과 발전 방향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