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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서울 어바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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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2.11.14 16:45:50

‘서울 어바니즘’ (사진=공간서가)

건축미술 월간지 ‘SPACE(공간)’에서 운영하는 출판 브랜드 공간서가가 새로운 책 ‘서울 어바니즘’을 출간했다.

‘서울 어바니즘 : 서울 도시 형태의 회고적 읽기’는 이상헌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교수가 쓴 책이다. 건축학자 이상헌은 서구 중심의 도시 이론으로는 서울을 해석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물리적 조건, 도시계획, 행정적, 법적 규제가 중첩되면서 형성된 서울의 정체성을 ‘서울 어바니즘’으로 명명한다.

그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구체적인 ‘도시형태 읽기’를 시도하면서 도시 근간이 만들어진 조선 시대부터 근대화가 진행된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까지의 변화 과정을 9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 키워드는 ‘길-필지-블록, 건물, 영역, 슈퍼블록, 조각보, 시설의 배치, 가로경관, 공공공간, 자연’이다. 이를 중심으로 물리적 조건 위에 도시 계획, 행정, 법적 규제가 중첩되면서 서울의 도시 형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치밀하게 분석한다.

책은 키워드에 따라 총 9장으로 구성된다. 이 9장의 안에서 저자는 ‘불규칙한 가로망과 부정형 필지, 가로선과 건축선, 토지구획 정리사업, 평면적 도시계획, 사선 제한, 높이 제한, 용도지역제, 노선상업지역, 노선미관지구, 내사산 침식, 하천 복개’라는 건축학적으로 전문적인 시선으로 서울이라는 대한민국의 수도자이자 세계 주요 도시 중 한 곳인 공간을 탐구하고 사유한다.

1장은 서울의 길과 필지, 블록의 관계를 분석한다. 유럽 도시와 달리 길과 필지가 만나 형성된 나뭇가지 형태의 가로구조를 근간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등장한 가로에 둘러싸인 필지 블록을 통해 도시조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핀다. 2장은 건물과 가로, 필지의 관계를 분석한다. 건물이 가로에 면하지 않고 필지 안에 들어서서 바닥(필지)의 조직을 만든 특성이 이격거리, 사선제한과 같은 필지별 건축 규제에 적용되어 현대 서울의 도시경관을 형성하게 된다. 3장은 근대 서울의 영역이 급격히 확장되었던 과정을 소개한다. 식민정부의 주도 아래 도입된 도시계획, 1960~1970년대 근대적 개념의 도시계획이 적용되며 오늘날 도시구조와 형태를 갖춘 과정을 설명한다.

4장은 서울 도시구조의 대표적인 특징인 슈퍼블록을 살핀다. 형성 과정과 형태와 기능, 성격 측면에서 서양 근대 도시의 슈퍼블록과는 다른 고유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힌다. 5장은 서울 슈퍼블록의 내부에 있는 대형 필지 조각이 구성적 질서를 갖지 못하고 단편화되는 현상을 조각보 개념으로 분석한다. 6장은 주거와 상점의 배치 방식, 조닝 등 시설의 배치에서 서양 도시와 다른 서울의 차별성을 분석하고, 이 특성이 서울의 고유한 도시구조와 가로경관을 형성함을 밝힌다.

7장은 근대화 과정에서 가로를 도시공간으로서 인식하지 않아 발생된 서울 가로경관의 특징과 문제점 들을 분석한다. 8장에서는 공원, 광장과 같은 서양 도시의 공공공간이 서울에 도입된 과정과 그 차이점, 형태적 특성을 다룬다. 9장에서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자연이 근대화를 겪으며 어떻게 변화했는지 형태적 변화과정을 추적하고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 이상헌은 지금까지 서울에 대한 연구가 연대기에 따른 도시사, 도시계획사, 추상적인 도시사회사에 그쳤다고 설명하면서 “도시연구가 물리적 계획과 건축 프로젝트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도시의 형태와 그 변화에 관한 해석적 이론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획도시였던 서울이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가지게 된 원인에 대해 도시계획과 규제가 형태적 일관성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 지적하면서, 그 원인을 “도시 형태를 조율할 수 있는 적절한 도시 이론의 부재”에 있다고 꼬집는다.

‘서울 어바니즘’은 서양 도시 이론의 주요 개념을 키워드를 바탕으로 고유의 도시형태론을 제안하여 서울의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저자가 동서양 도시를 비교하며 분석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324개의 도판을 수록 했다. 저자는 2013년 발표한 책 ‘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에서 대한민국의 건축을 바로 세우기 위한 과제로 ‘한국 건축 전통의 이론화’와 ‘한국 도시의 정체성’에 대한 해석을 제시한 바 있다. 2017년에 공개한 ‘한국 건축의 정체성’이 앞의 과제에 대한 대답이라면, ‘서울 어바니즘’은 나머지 숙제에 대한 결론으로 보인다.

저자인 이상헌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건축역사 이론 비평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건, 정림건축, 인우건축 등에서 실무를 했으며 한국과 미국의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1998년부터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근현대 건축 및 도시의 역사와 이론을 공부하며 한국의 현실에 맞는 실천적 건축 및 도시 이론을 모색 중이다.

이상헌 지음 / 공간서가 펴냄 /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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