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아니 에르노가 관심을 받고 있다.
11일 문학계에 의하면 스웨덴 한림원은 최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프랑스의 여성 소설가인 아니 에르노를 선정했다.
한림원은 “아니 에르노는 사적인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억압을 용기와 임상적 예리함을 통해 탐구한 작가”라며 “작품을 통해 젠더와 언어, 계급적 측면에서 첨예한 불균형으로 점철된 삶을 다각도에서 지속적으로 고찰하며 길고도 고된 과정을 통해 작품 세계를 개척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니 에르노는 1940년 프랑스 릴본에서 태어나 노르망디에서 성장했으며, 루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문학 교수로 지내왔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소신으로 유명하다.
노벨문학상은 허구로 창작된 픽션 소설이나 희곡, 시 외에도,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과 버트란트 러셀, 정치가 윈스턴 처칠, 역사학자 테오도어 몸젠 등 인문학 분야에서도 수상자를 배출해왔다. 최근에는 소설 형식의 논픽션 기록 작품을 선보여온 우크라이나의 여성 소설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는 역사를 관통해온 관찰자의 면모와 개인의 경험인 결혼, 사랑, 성, 투병 등의 문제를 혼합한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자전적 기록 소설로 볼 수 있다.
아니 에르노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국내 서점가에서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교보문고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에는 아니 에르노의 책들을 소개하는 특별 코너가 마련됐다.
아니 에르노는 최근 수상자인 탄자니아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에 비해 국내에 한국어로 번역된 책들이 많다. 문학동네에서 ‘카사노바 호텔’ ‘탐닉’ ‘집착’ ‘단순한 열정’, 1984Books에서 ‘빈 옷장’ ‘세월’, 비채에서 ‘부끄러움’, 민음사에서 ‘사건’ 등이 출간돼 있다.
아니 에르노는 프랑스 문단에서는 유명한 작가로 2003년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아니에르노상이 제정됐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 등을 받았으며, 생존 작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갈리마르 총서에도 편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