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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ESG의 뿌리기업답게”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의 ‘친환경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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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2.09.20 10:15:11

ESG 단어조차 생소한 시절, 가치경영 선언

가치투자로 실적 견인…‘두마리 토끼’ 잡아
“기후위기 대응…금융의 사회적 가치 실현”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삼성화재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단어가 생기기 이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온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최근 10조원대 친환경 투자 선언 등 ESG 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 중심에는 30여년전 말단 보험사원으로 입사해 샐러리맨 신화를 이룬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가 있다. 홍 대표는 특유의 현장감각과 친화력으로 ESG와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삼성화재는 한국사회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개념이 낯설던 시절부터 ‘가치 경영’을 실천해왔다.

2010년부터 회사의 사회적 책무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2012년에는 ESG 전담조직인 ESG사무국을 설립했다. 2019년 이후 석탄개발과 관련된 신규투자를 중단했으며 2020년에는 석탄과 연관된 모든 신규투자 및 보험 가입을 중단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반면 친환경 투자 규모는 급속히 늘리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삼성화재의 ESG 관련 투자 금액은 전년보다 30%나 증가한 4조 6000억원에 이른다.
 


업계 1위답게 ESG도 1등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국제 사회에서 ESG가 본격화된 것은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면서부터다. 2019년 12월 유럽연합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한국 등의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화석연료 사용 확대 정책을 전개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 실현’을 선언했다. 이를 보면 삼성화재는 여느 기업보다 훨씬 앞서 친환경 경영을 펼친 것이다.

 

삼성화재 서초 사옥. (삼성화재 제공)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취임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ESG경영의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친환경 상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판매 규모를 늘리는 등 ESG가 단순한 사회공헌 차원이 아니라 경쟁력의 원천임을 입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친환경 투자를 늘릴수록 실적도 오르고 있다. 삼성화재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8003억원)이 작년 동기(7680억원)에 비해 4.2% 증가했다. 이는 홍 대표의 취임후 첫 성적표이기도 하다.
 


소통의 리더십친환경 경영 '속도'



홍 대표는 1990년 삼성생명 공채로 입사해 삼성생명 인사팀장, 영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20년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부사장)을 맡았다가 작년 12월 삼성화재 대표이사에 올랐다. 30여년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보험맨’으로 통한다. 그러면서도 소탈하고 온화한 리더십을 보여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특히 홍 대표는 현장중심의 ESG를 강조하고 있다. 작년말 취임 당시 모든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말하기보다 열심히 듣겠다.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고 선언한 뒤, 본사 사옥이 아닌 길음지점으로 새해 첫출근을 했다. 여기서 지점 직원들과 설계사들의 새해를 응원했으며, 이후에도 기회 있는 대로 일선 현장직원들을 격없이 만나고 있다.

이는 홍 대표의 ESG가 ‘소통’에 방점이 찍혔음을 의미한다. 아래로부터의 진정성 있는 ESG를 이루려면 수평적 기업문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 올해 경영화두를 ‘고객, 임직원과 미래를 만들어가는 삼성화재’로 정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홍 대표의 ESG에 대한 의지는 최근 발간한 ‘ESG리포트(통합보고서)’에도 잘 나타난다. 이 리포트는 2010년부터 발간해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업그레이드판이다. 2020년부터 재무, 비재무 정보를 일원화해 공개하고 있다.

홍 대표는 보고서에서 인사말을 통해 “운용자산에 대한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워 ESG 투자를 2030년까지 10조 500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삼성화재는 통합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ESG 누적 투자 약정 규모를 10.5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화재 ESG리포트 표지.
 

ESG 보험 확대…매년 수조원 투자



이를 위해 삼성화재는 투자영역을 기존 신재생에너지 위주에서 전기, 수소 선박 등 친환경 운송 수단과 제로에너지 건물, 그린 리모델링 등 부동산 부문으로까지 다각화하고 있다. 2025년까지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연3000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며, 우량기업 ESG 채권 등 매년 5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도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신규투자 규모를 연 1조원으로 확대한다.

ESG 투자 원칙도 강화한다. 삼성화재가 2020년 개정한 ESG 투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투자 과정에서 제한적인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석탄, 담배, 도박 비중이 30% 이상인 사업과 기업에 대한 신규투자 및 융자를 제한하는 식이다. 앞으로 삼성화재는 자체 ESG 평가 체계를 도입해 투자 대상 기업의 ESG 이행 수준을 평가하고 리스크 검토를 강화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사업이나 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아예 배제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친환경·사회적 보험상품 매출액 3조원 달성을 목표로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도 열심이다. 친환경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 보장 상품의 종류를 늘리고 있으며, 컨설팅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험에 따른 손실을 보장하는 보험 개발도 확대한다.

삼성화재는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 활용, 친환경 제품 생산 기업에 대한 금리 우대 적용 등 ‘임팩트 투자’와 ESG 친화 기업에 대한 ESG 금융 지원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클린테크 기업 및 친환경 스타트업을 육성·지원하는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임직원과 가족들이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나무를 심고 있다. (삼성화재 홈페이지 캡처)

여기까지가 금융사 본연의 특성을 살린 ESG라면, 사내 캠페인을 통한 친환경 활동도 주목된다. 종이 없는 업무 체계를 확립한 것이 대표적. 삼성화재에 따르면, 보험계약 1건 체결에 A4용지 약130장이 필요한데 이를 전자서명으로 대체하면 연간 A4용지 1억5600만장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디지털 영업지원 시스템을 구축, 90% 이상 ‘종이 없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장기보험 신계약 중 모바일 청약 비율이 96.4%에 달한다. 또 나무심기, 한강 생태계 지킴이 등 임직원 가족봉사단의 친환경 봉사활동도 활발하다.

이런 다양한 노력의 결과, 삼성화재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종합 A등급을 비롯해 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A등급, FTSE4Good 사회책임지수 9년 연속 편입 등 국내외 다양한 ESG 평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화재 측은 ESG경영을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금융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는 홍 대표가 한평생 금융맨으로서 지향해온 가치이기도 하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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