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포장·운반·소비…전 과정 ‘친환경(E)’
AB인베브의 ‘투명경영 전통’ 그대로 전수
‘2025년까지 탄소배촐 25%↓’ 착착 진행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온 ‘오비(OB)맥주’가 ESG경영을 강화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키워드는 미래·투명·섬세함이다. 글로벌 주류 기업답게 지구촌의 미래를 설계하고, 모(母)기업의 투명경영 전통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 뿌리는 공존과 상생이라는 기업철학에서 비롯된다. CNB뉴스가 끝없이 도전하고 있는 이 기업의 DNA를 들여다봤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우리는 더 크게 환호할 미래를 위해 큰 꿈을 꿉니다”
오비(OB)맥주가 올해 새롭게 내건 기업 슬로건이다. 앞서 작년 6월에는 ‘ESG 경영 강화 선포식’을 열며 ‘소비자와 100년 동행’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이는 모두 우리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오비맥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개념이 다소 낯설던 시절부터 ‘가치 경영’을 실천해왔다.
오비맥주의 대주주이자 글로벌 모(母)기업인 AB인베브는 체계적인 준법감시 시스템과 윤리경영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명성이 높다. 오비맥주를 포함해 모든 AB인베브 소속 기업은 ‘AB인베브 업무수행준칙(Code Of Conduct)’을 따라야 한다. 이는 AB인베브 소속 기업에겐 반드시 지켜야 하는 헌법과도 같은 원칙이다.
이에 오비맥주는 오래전부터 매일 올바르게 양조한다는 의미의 ‘365 Brew Right’라는 슬로건 아래 투명경영과 준법문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비즈니스 행동 강령, 반부패, 내부고발, 다양성과 인권 존중, 괴롭힘 방지 및 차별금지 정책 등의 규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사내에 컴플라이언스 전담 조직을 두고 연중 예방체계, 적발체계, 모니터링, 리스크 대응 등 체계적인 준법감시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가치경영이 자연스레 ESG와 만나
그러다가 오비맥주는 탄소중립 캠페인이 글로벌리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자연스럽게 ESG와 조우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 중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은 ‘E(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원인이 기후변화(탄소배출)로 인한 자연파괴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탄소중립은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면서 탄소중립은 이제 전세계적인 과제가 됐다.
그래서 오비맥주는 업계에서 ‘ESG 전도사’라 불릴 만큼 친환경 분야에 적극적이다. AB인베브의 투명경영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ESG와 만나면서 양수겸장(兩手兼將)이 되고 있는 것.
환경분야에서 오비맥주는 ▲기후변화 대응 ▲재사용·재활용 포장재 사용 ▲스마트 농업 ▲수자원 관리를 환경경영을 위한 4대 과제로 설정해 진행 상황을 매년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맥주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오는 2025년까지 25% 감축할 계획이다.
우선, ‘RE100’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이천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 건설을 착공한데 이어, 광주공장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모든 맥주 생산 공장의 전력을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 약5621톤을 직접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 설비수명인 30년간 총 343GWh의 전력공급과 16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오비맥주는 카스 캔맥주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필름의 두께도 대폭 축소해 연간 96톤의 플라스틱을 줄인 바 있다.
또한 생산시설 뿐 아니라 협력업체 근로자의 휴식공간에도 태양광 에너지를 도입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공간을 쾌적하게 리모델링하는 일명 ‘스마트 쉼터 프로젝트’다. 이는 친환경 경영뿐 아니라 협력업체 근로자와의 상생을 실천하는 ESG 경영 모델이기도 하다.
오비맥주는 맥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 업사이클링에도 주목하고 있다. 맥주박은 맥주 양조 중 맥아즙을 만드는 담금 과정에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부산물로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높아 식품으로서의 활용 가치가 높다. 또한 맥주 부산물 폐기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막을 수도 있어 친환경 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오비맥주는 2020년부터 국내 최초의 푸드 업사이클 전문기업 ㈜리하베스트와 협약을 맺고 맥주박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공동개발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업사이클링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업사이클링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맥주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체험하는 행사였다. 친환경 스타트업과 함께한 ‘업사이클링 클래스’, 폐현수막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패션쇼,’ 각종 새활용품을 판매하는 ‘업사이클링 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맥주의 핵심 원료인 ‘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캠페인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전국민을 대상으로 ‘물과 사람 일러스트 공모전’을 실시, 당선작을 강남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전시했다. 또 오비맥주의 모든 생산공장에서는 공장 인근 하천 정화 활동, 물 절약 실천을 위한 환경 표어 공모대회, 물의 날 교육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몽골사막에 숲 조성…유엔 환경인증 획득
여기까지가 국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친환경 활동이라면, 글로벌 기업답게 지구촌 곳곳의 환경을 살리는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몽골에서 조림사업을 펼치는 국제 환경단체 푸른아시아와 함께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카스 희망의 숲’ 조성사업이 대표적.
‘카스 희망의 숲’은 미세먼지와 황사의 발원지인 몽골에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방지하는 환경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오비맥주는 2014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으로부터 기후변화대응과 사막화 방지에 기여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4 생명의 토지상(賞)’을 수상했다.
조림사업뿐 아니라 몽골의 사막화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몽골 환경난민들의 경제적 자립도 돕고 있다.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비타민 나무 유실수를 지원해 직접 양목하도록 하고, 열매를 재배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축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푸른아시아와 함께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 홍보 부스를 열고 ‘카스 희망의 숲’ 조림사업과 환경난민 지원사업 등을 세계에 알렸다.
이같은 여러 노력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아 오비맥주는 주류업계 최초로 유엔 자발적공약 국제환경인증 ‘GRP’ 최우수등급(AAA)을 획득했다. GRP는 기후변화 대응과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글로벌 환경 가이드라인이다. 오비맥주는 RE100 선도적 이행과 친환경 물류체계 구축을 통한 기후변화대응 정책, 카스 병맥주 포장상자 100% 재생용지 사용, 조림사업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노력 등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으로 GRP인증을 받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CNB뉴스에 “대한민국 대표 맥주 기업이자 글로벌 1위 맥주 기업을 모회사로 둔 회사로서 ESG경영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서 오비맥주가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ESG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