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삼계탕 2만원 육박…치솟는 물가에 외식 두려워
“기회는 이때” 반사이익 노리고 보양간편식 출시 봇물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식품업계가 보양 간편식(HMR)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무더위가 찾아온 데다 소비자 물가가 급등해 집에서 보양식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철 대목을 노리는 식품기업들의 마음도 그만큼 급해졌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외식 품목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보양식 HMR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기업들이 앞다퉈 관련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물요리 ‘비비고 누룽지 닭다리삼계탕’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 측은 닭 육수·통다리·닭 안심살을 넣고 누룽지와 귀리를 담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동원F&B는 ‘양반 수라’를 통해 ‘통다리삼계탕’을, ‘더반찬’ 브랜드에서는 ‘찹쌀누룽지삼계탕’을 선보였다. 동원F&B 측은 통다리삼계탕에는 닭 육수·찹쌀·수삼 등 각종 부재료와 통닭다리가 함께 들어있고, 찹쌀누룽지삼계탕은 진한 육수·닭·누룽지·찹쌀·수삼·대추·통마늘 등 신선 식재료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워홈은 ‘고려삼계탕’ ‘뼈없는 갈비탕’ 등을 내놓았다. 아워홈 측은 고려삼계탕이 국내산 영계·인삼·찹쌀·밤·대추 등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갔으며, 뼈없는 갈비탕은 소갈비살을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발라내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누룽지 닭백숙’ 밀키트를 발매했다. 하림 측은 누룽지 닭백숙이 먹기 편하게 자른 닭고기 한 마리·진한 국물 맛을 내는 치킨스톡·국산 한약재 5종이 담긴 티백·국산 쌀로 만든 누룽지가 들어있고, 황기·헛개나무·오가피·뽕나무·당귀 등을 넣은 ‘황기백숙용 티백’과 치킨스톡이 혼합돼 깊고 진한 국물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삼계탕뿐만 아니라 이색 보양식 라면도 출시됐다.
삼양식품은 봉지면 ‘흑삼계탕면’을 여름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삼양식품 측은 흑삼계탕면이 일반적인 삼계탕과 달리 간장과 흑후추·검정 참깨를 활용해 국물이 진한 흑갈색을 띠며, 마늘을 활용해 얼큰한 맛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보양식 HMR을 선보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계절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일명 복날(초복·중복·말복)은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때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더위로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을 주로 해 먹었다. 올해 초복은 16일, 중복은 26일, 말복은 내달 15일이다. 따라서 이 시기가 삼계탕 등 보양식 HMR의 판매 적기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업계에서는 보양식 HMR 소비가 평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고물가(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라 외식 소비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외식 시장의 축소로 가정식 시장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외식보다 가정에서 해 먹는 편이 가격 면에서 훨씬 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통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지역의 삼계탕 평균가격은 1만4885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 1월(1만4308원) 대비 4%, 전년 동월(1만4077원)과 비교하면 6% 인상된 금액이다. 유명한 곳은 2~3만원을 훌쩍 넘는 곳도 있다. 반면, 보양식 HMR는 식당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식품기업들은 앞으로도 보양식 HMR 출시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앞으로도 삼계탕, 갈비탕 등 보양탕 관련 제품 연구 개발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영양과 맛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