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이 곧 경쟁력” 플라스틱과의 전쟁
ESG 경영 맞춰 ‘친환경 빨대’ 급속 확산
식품기업들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종이 빨대로 바꾸거나 아예 빨대를 없앤 제품도 등장했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시작된 ‘NO 빨대’ 트렌드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20년 제품에 부착된 빨대를 없애 달라는 고객의 편지를 받은 뒤 액상 발효유 ‘엔요100’에서 빨대를 제거했다. 이후 지난해 1월과 6월 빨대를 제거한 ‘상하목장 유기농 멸균우유’와 ‘매일우유 빨대뺐소’를 각각 출시했다. 엔요100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어메이징 오트’에는 처음부터 종이 빨대를 달았다.
매일유업 측은 빨대 제거와 패키지 변경으로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342t(톤)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푸드는 롯데푸드몰에서 ‘빨대 없는 바른목장우유’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NO빨대 바른목장우유’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할인쿠폰이나 에코백을 증정한다. 롯데푸드에 따르면, NO빨대 바른목장 팩우유는 유치원 어린이들의 편지에 화답해 출시된 제품이다. 세종 도란유치원 아이들은 지난해 12월 회사에 빨대 없는 우유를 만들어달라는 편지와 미사용 빨대 1200여 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푸드 측은 내부 논의 끝에 빨대 없는 팩우유 생산을 결정, 기존 팩우유의 빨대도 친환경 빨대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서식품도 지난해 10월 말부터 스타벅스 컵 커피 제품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빨대를 부착하고 있다. 종이 빨대가 적용된 품목은 스타벅스 컵 커피 ‘카페라떼’ ‘스키니 라떼’ ‘에스프레소’ ‘스무스 아메리카노’ 270㎖ 규격 전 제품이며, 12월에는 스타벅스 컵 커피 200㎖ 규격 전 제품으로 확대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종이 빨대는 환경 호르몬 우려가 없는 친환경 종이 재질로 외부 시험 기관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받은 제품이며, 폴리에스테르(PE) 등 합성수지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가능하다.
동서식품 측은 종이 빨대 도입을 통해 연간 약 36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주요 식품기업들은 ‘빨대 제로’ 또는 종이·옥수수·실리콘·스테인리스·유리·대나무 등 소재로 만든 친환경 빨대를 제품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러는 이유는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여부가 해당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
실례로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은 환경파괴 우려가 있는 기업에는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글로벌 금융 서약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한 상태다.
또 우리나라 여러 대기업들의 주요주주이기도 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0년부터 모든 투자와 인수 결정에 있어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맨 먼저 따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화두인 ESG 경영은 식품업계 최대 이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도입해 지속 가능한 투명경영을 하자는 의미다.
이 중에서도 E(환경) 부문은 식품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기후동맹) 이후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을 투자의 주요 잣대로 삼고 있기 때문. 따라서 식품기업들에게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경쟁력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 파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례로 2015년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의 사진·영상은 플라스틱이 해양 생물의 생존을 가로막는 주범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는 친환경 빨대의 등장을 가져왔다.
앞으로도 식품기업들은 플라스틱 퇴출에 힘쓸 전망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CNB뉴스에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환경에 도움이 되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도 “향후 티오피 제품에도 종이 빨대 확대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