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콕족 늘면서
제로칼로리음료 매출 급증
식품업계 신제품 출시 봇물
‘인공감미료’ 우려 목소리도
식음료업계가 최근 무설탕·저칼로리를 앞세운 탄산음료들을 속속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코로나19로 운동량이 줄어든 소비자들의 비만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칼로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탄산음료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어 한동안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설탕 대신 사용하는 인공감미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CNB=전제형 기자)
농심은 최근 자사가 수입·판매하는 웰치소다 ‘웰치제로’ 355㎖ 캔 2종을 출시했다. 웰치제로 2종은 ‘웰치제로 그레이프맛’ ‘웰치제로 오렌지맛’으로 구성됐다. 농심 측은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웰치제로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1일 칼로리를 덜어낸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 3종을 선보였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탐스 제로 3종은 ‘오렌지향’ ‘레몬향’ ‘사과‧키위향’으로 구성됐으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로 칼로리로 발매된 게 특징이다. 355㎖ 캔, 600㎖ 페트병 총 2종으로 내놓았고, 향후 용량을 다변화해 갈 예정이라고 롯데칠성 측은 밝혔다. 앞서 롯데칠성은 지난해 1월 ‘펩시 제로 슈거’, 2월에 ‘칠성사이다 제로’를 6년 만에 다시 출시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이 판매하는 코카콜라음료도 지난 2월 말 한정판 제품 ‘코카콜라 제로 스타더스트’ 355㎖ 캔을 선보였다. 우주 공간 속 은하계와 별, 행성 등을 연상시키는 시각적 요소로 차별화를 꾀한 게 특징이다. 패키지 디자인은 보라색과 핑크색, 검은색 등 색상을 통해 미지의 우주를 표현했으며, 별과 빛을 시각화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우주에서 날아온 코카콜라’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 이달 6일에는 제로 칼로리 탄산에 복숭아향을 더한 ‘씨그램 피치’ 350㎖를 출시했다.
이처럼 식음료 기업들이 앞다퉈 제로 탄산음료를 내놓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높은 열량의 배달음식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저칼로리 음료를 선호하자, 식음료 기업들이 발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았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1’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비만율은 38.3%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33.8%)에 비해 4.5%포인트나 높았다.
저칼로리 음료 ‘불편한 진실’은?
이 같은 저칼로리 열풍에 힘입어 관련 기업들의 제로 칼로리 제품 출시 및 리뉴얼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관련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은 신제품 출시를 재촉하고 있다. 실제로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는 지난 2019년 400억원대에서 2021년 2000억원대로 2년 만에 무려 5배나 성장했다. 롯데칠성의 경우 펩시 제로 슈거, 칠성사이다 제로 의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875억원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CNB에 “‘웰치제로’에 주력하는 한편, 소비자 수요 동향에 맞춰 신제품 발매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롯데칠성 측도 “앞으로 ‘밀키스 제로’ ‘핫식스 더킹 제로’ 등 제로 탄산음료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음료 관계자도 CNB에 “올해에도 제로 칼로리 음료뿐 아니라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기능이 더해진 음료 제품군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학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로 탄산음료들은 무(無)설탕으로 칼로리를 낮춘 음료를 가리킨다. 설탕 대신 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 등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내며, 실제로 칼로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100㎖당 4kcal 미만일 때 제로 칼로리라고 표기할 수 있게 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에 따라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문제는 설탕 대신 사용하는 인공감미료다. 이스라엘 와이즈연구소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나친 인공감미료 섭취는 장내 미생물 분포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저칼로리 음료라고 무조건 안심할 순 없다는 얘기다.
(CNB=전제형 기자)